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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부마항쟁 보상금 받았어도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가능"[서초카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1 07:28

수정 2023.10.11 15:31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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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재심으로 무죄판결 받아 보상금을 받고서도 정신적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추가로 청구할 수 있을까. '부마항쟁' 사건 피해자의 경우는 가능하다는 판례가 나왔다. 피해자들은 부마항쟁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지만 해당 법의 보상범위에 '정신적 손해'까지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긴급조치 9호 발령 이후인 1979년 '현 정부는 반독재다. 중앙정보부에서 데모 학생을 잡아 전기고문을 하고 상처에 고춧가루를 뿌린다'는 내용의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23일 구속됐다.
당시 법원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A씨는 석방됐다.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긴급조치 9호는 위헌'이라는 판단이 내려지자 A씨는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확정받은 뒤 이 결과를 근거로 형사보상을 청구해 형사보상금 4676만원을 수령했다.

A씨는 이어 수사기관의 고문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국가가 A씨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물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한 A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국가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2심에서 부마항쟁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받은 A씨가 손해배상 청구를 할 요건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국가는 주장했지만 2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마항쟁보상법 제32조 제2항은 '신청인이 이 법에 따른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에 동의한 때에는 부마민주항쟁과 관련해 입은 피해에 대해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2심은 "부마민주항쟁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 부분은 부마항쟁보상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부마항쟁보상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의 관련 조항을 살펴보더라도 정신적 손해배상에 상응하는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마항쟁보상법 제32조 제2항에서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되는 대상에 부마민주항쟁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가 포함된다고 해석한다면 국가배상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위헌적인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이 사건 화해간주조항에 따라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함으로써 성립하는 재판상 화해의 대상에 '정신적 손해' 부분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원심 판단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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