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는 2023년도 임금 단체 협상의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12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11일 밝혔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지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은 깨지게 된다.
노사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단협 27조의 삭제 여부다. 이른바 '고용 세습'을 골자로 하는 해당 조항에 대해 사측은 수년째 삭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기아차 지부는 해당 조항에 대한 삭제 요구를 '개악안'으로 판단하고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해당 조항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사측은 이 조항을 개정하는 대신 올해 말까지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진행해 직원들의 노동강도를 줄여주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아울러 노조는 주 4일제 도입과 정년 연장 즉각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단협 삭제와 관련 주무부처인 노동부는 우선·특별채용 단체협약을 채용기회의 공정성을 해치는 '위법'으로 판단한 바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우선 채용은 위법 소지가 있는 조항으로 지난해 이미 실태조사와 필요한 조치들을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기아차 지부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8만4900원, 영업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해고자 원직 복구, 사회공헌기금 출연 등을 사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400%+1050만원, 재래상품권 25만원 지급, 특별격려금 250만원(타결시), 생산 목표달성 격력금 100% (타결시), 주식 추후제시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지난 10일 사측과 진행한 임금 단체 교섭 14차 본교섭에서 사측의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12~13일, 17~19일 각각 총 8시간, 20일에는 총 12시간 파업할 예정이다. 필수근무자 등 외에는 생산 특근도 거부키로 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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