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구분없이 일괄 시험
고교 내신 전 학년 상대평가
시험보는 과목 수 늘어 '부담'
"모두 같은 시험 보면 쉽게 내지 않나"
변별력 문제로 사교육비 가중 예상
고교 내신 전 학년 상대평가
시험보는 과목 수 늘어 '부담'
"모두 같은 시험 보면 쉽게 내지 않나"
변별력 문제로 사교육비 가중 예상
[파이낸셜뉴스] 교육부가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내놓자 대상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불안에 빠졌다. 현재 중학교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입제도 개편 시안은 문·이과생 모두 치러야 할 시험 과목은 줄었지만, 현 제도에선 일부 제외할 수도 있던 선택과목 영역은 통합됐다. 수학의 경우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3개 과목이 선택이었지만 개편안에선 미적분, 확률과 통계가 공통과목에 포함된다. 문과생 부담은 커졌지만 이과생 입장에선 변별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학원 긴급 설명회 다니는 학부모들
11일 교육부의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 따르면 오는 2027년 11월 시행되는 수능부터 문과와 이과의 구분없이 일괄적으로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등 총 7개 영역을 치게 된다. 다만 수학 현재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Ⅱ와 기하를 수능 '심화수학' 영역으로 신설해 절대평가로 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선택과목이 통폐합 되면서 전체 수능 과목은 44개에서 24개로 줄어든다.
또 2025년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모든 학년 학생들의 내신 성적표에는 절대평가 점수와 함께 5등급으로 구분한 상대평가 등급이 기재된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공정과 안정을 중심으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수능 시험과 고교 내신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과 목동 학원 일대는 긴급입시설명회를 열며 학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대치동의 한 학원은 '수능, 선택의 유불리가 사라지다' 등의 주제로 입시제도 강의를 진행했다.
학부모 일부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 회원 방모씨는 "고등학교 내신에서 1학년은 9등급으로 상대평가하고 2·3학년만 절대평가를 한다는 교육부 발표가 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정책이 다 바뀌었다"며 "학원에서도 오늘 갑자기 입시설명회를 해 다녀오는 길"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통합형 인재 도움" vs "문과는 여전히 부담"
과목은 줄었지만 대다수 선택과목이 통합되면서 학생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중학교 3학년 학생 김모군(16)은 "공부해야 할 과목 수가 줄어드니 통합형 인재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과목은 줄었지만 선택과목일때는 제외할수도 있었던 내용까지 통합돼 공부할 영역은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뼛속까지 문과'라는 장모양(15)은 "원래대로라면 사회나 국어를 잘 하면 되는데 수학까지 여러 과목을 잘 해야 해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별력 문제와 그에 따른 사교육비 가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방씨는 "고교학점제상 2·3학년부터는 자신의 수준에 맞게 심화 수업을 듣게 되는데 문·이과 구분도 없이 모두 똑같이 시험을 친다면 1학년때 배운 기본적인 공통 지식을 기반으로 시험문제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면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능에서 킬러 문항까지 없애겠다고 해 변별력 이슈가 이미 있는 상황"이라며 "한 문제도 틀리지 않기 위해 학생들이 학원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학년 내신 5등급 상대평가 체제로 바뀌면서 경쟁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2~3학년까지 상대평가를 하겠다고 해 사교육은 더 심화 될 수밖에 없다"며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내신이나 수능 중에 하나는 절대평가로 전환을 하는 등의 방안이 나왔어야 됐다"고 지적했다.
또 심화 수학에 대해서도 "상위권 대학 같은 경우에는 거의 필수 과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되면 수능 심화 수학을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이 굉장히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질타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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