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 백린탄 피해"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거지역에 국제적으로 금기시되는 백린탄을 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이타르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당국은 SNS를 통해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지구 북부 카라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해 국제적으로 금지된 백린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엑스(옛 트위터) 등 SNS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쏜 백린탄이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인권운동가 라미 압두는 중심 도시 가자시티 북서부 인구 밀집 지역에서 촬영했다며 곳곳에 채 꺼지지 않은 불티가 도로 곳곳에서 연기를 내뿜는 주택가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스라엘군이 이번 충돌에 개입한 레바논 남부의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상대로도 백린탄을 쐈다는 주장과 관련 영상도 SNS에 올라왔다.
인(P)을 주성분으로 하는 백린탄은 산소와 접촉해 불이 붙으면 대량의 열과 열기·섬광이 발생한다. 한번 불이 붙으면 소화하기 매우 어렵고 연기를 흡입하는 것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엄청난 살상력을 가진다. 이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이어서 제네바협약과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등에 따라 주거 지역이나 민간인 밀집 시설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다만 조명·연막 목적의 백린탄 사용까지 막는 규정은 없고, 화염이 비처럼 쏟아지는 시각적 강렬함 탓에 무력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백린탄 사용 여부가 논란이 돼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가 민간 시설에 백린탄을 썼다고 비난했으나 러시아는 줄곧 “국제 협약을 위반한 적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하마스와 교전 과정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SNS에 ‘이스라엘군이 사용했다’고 설명된 일부 영상은 올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했다고 알려진 것이라 진위 여부를 밝히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스라엘군은 2009년 1월 가자지구 내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RWA) 단지에 백린탄을 쏴 구호품을 태운 사실을 인정하고 고위 지휘관 2명을 징계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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