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음식점 실습 직원을 강제 추행한 40대 직장 상사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12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김시원 판사)은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45)에게 징역 5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2년간 취업제한을 각각 명령했다.
음식점에서 대리로 근무하는 A씨는 지난 2월 7일 오후 11시쯤 평창의 한 리조트 직원 기숙사 인근 벤치에서 실습 직원 B씨를 옆자리에 앉게 한 뒤, 기습적으로 입맞춤하고 패딩 지퍼를 내려 가슴을 만져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직장 내 부하이자 실습 직원을 추행한 수법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를 위해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이 사건은 춘천지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 9월 21일 강제추행죄 처벌 범위를 넓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상대방을 협박해 공포심을 느끼게 만든 뒤 성추행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저항하기 곤란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 판례 법리는 40년 만에 폐기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 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에 대해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새로 정의했다.
일반 형법에서 폭행·협박죄가 인정되는 수준의 행위가 있었다면 강제추행으로 인정, 성폭력 피해자의 저항을 기준 삼으며 ‘피해자다움’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 ‘항거 곤란’을 기준 삼는 것은 피해자에게 ‘정조’를 수호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고,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현행 법 해석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