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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A씨 월 수입은 580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연간 비정기 상여로 2000만원이 들어온다. 월 지출은 361만원이다. 고정비로 61만원이 나간다. 보험료(42만원), 통신비(8만8000원), 정수기 등 정기결제(5만2000원), 기부금(5만원) 등 합산액이다. 변동비는 관리공과금(30만원), 식비·생활비(80만원), 교통비(30만원), 용돈(40만원)을 합쳐 180만원이다. 저축은 청약저축(10만원), 연금저축(60만원), 적금(50만원) 등 120만원씩하고 있다. 연간비용은 1800만원이 든다.
자산은 8억50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전세금 5억5000만원에 청약(570만원), 적금(1810만원), 정기예금(2억3000만원), 파킹통장(4900만원) 등이 있다. 부채는 없다. 은퇴 후 65세부터 국민연금은 월 120만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4800만원), 연금저축(1570만원)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0대는 생애주기상 이전 발자취를 돌아보고 향후 '일'과 '생'의 마무리를 어떻게 준비할지 점검하는 시기다. 억대 연봉이라도 은퇴가 빠른 직업이 있고, 당장 월급은 적지만 노후 준비가 잘 돼 있는 경우도 있다. 공통점은 죽을 때까지 돈에 대한 고민은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국 돈 관리법은 본인 상황마다 다르다. 재무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사항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현재 예·적금 위주 현금자산을 쌓고 있다. 그래서 주변의 임대료 소득이나 배당 소득을 올려야 한다는 제안에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소득만으로 하는 은퇴 준비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월 500만원을 만들고자 한다면 연 5% 금리 가정시 12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 주장일 뿐 부동산 소유주는 건물 감가, 유지보수, 세금(보유세·양도세 등), 공실률 등 여러 고민에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합상가 투자수익률은 1·4분기 1.55%에서 4·4분기 1.07%로 떨어졌다. 60억원 정도는 있어야 500만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매도 전까지 유동자금을 활용하지 못하고 다른 소득과 합산할 경우 종합소득과세표준이 증가한다는 맹점도 있다.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배당도 만능은 아니다. 배당금액이 커도 종목 자체 수익률이 하락하면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기는 어렵다. 배당소득 2000만원 초과시 종합과세, 해외주식의 경우 양도세 22%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현금이나 연금자산이 무조건적으로 적합한 것도 아니다. 전자는 유동성이 크고, 후자는 절세 혜택에 더해 꾸준한 생활비 지급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각각 복리나 자본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일시금 형태로 수령시 불이익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을 어느 한 수단에 전부 투자하기보다 목적에 맞게 나눠 활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재무설계 목적은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적절한 형태로 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A씨는 먼저 총 은퇴생활비를 계산하고 향후 저축가능 금액을 검토해 봐야 한다. 노후기간이 30년이라면 월 300만원씩, 은퇴생활비는 10억8000만원이 된다. 의료비도 2억원 추가된다. 60세 은퇴 전 저축 가능액은 6억4020만원이다. 총수입은 ‘(580×12)+2000’로 8960만원이고, 총지출은 ‘(241×12)+1800’에 따라 4692만원이다. 이들 차액(4268만원)을 15년 동안 모은 결과다.
부동산을 제외한 현금성 자산 3억1852만원까지 감안하면 9억5872만원까지 마련할 수 있다. 나머지는 국민연금(일시금 3억6000만원), 퇴직연금(은퇴시점 2억원)으로 채우면 여유있게 마련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9년 정도 소득활동을 하면 은퇴생활비 마련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주택 구입으로 주택연금까지 활용하면 이 시점을 더 단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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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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