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한경협 "ESG 공시 의무화 도입 연기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5 11:00

수정 2023.10.15 11:00

국내 ESG 공시 의무화 인력·인프라 현황.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국내 ESG 공시 의무화 인력·인프라 현황.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도입 시기를 두고 경제계에서 2025년 시행이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시 개념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경제계는 ESG 공시 제도의 성공 안착을 위해서는 의무화 일정 연기, 지원책, 전사적 관리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15일 'ESG 공시 의무화 조기시행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보고서를 통해 ESG 공시 조기시행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명확한 기준 부재 △준비기간 촉박 △인력·인프라 부족 △법률리스크 확대 △산업구조 불리 등 5가지 근거를 제시하며 도입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내에서는 2025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 단계적 시행안이 검토 중이다.

한경협이 지난달 K-ESG얼라이언스 위원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ESG 공시 관련 애로사항으로 '모호한 공시 개념과 명확한 기준 부재(61.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실제 기업들은 ESG 공시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나 세부기준이 없어 막막해하고 있다. 국내 기준은 물론 국내 ESG공시 기준의 참고가 될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최종 번역본도 나오기 전이라 공시 준비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종번역본은 한국회계기준원에서 12월 말 제공될 예정이다.

공시 기준이 확정된다 해도 2025년 도입에 맞춰 준비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당장 내년도 데이터를 취합하기 위한 세부 공시 기준이 마련과 이를 검증할 실무적 시스템을 갖추려면 최소 2년 이상이 필요해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IFRS 기준처럼 연결기준 공시를 해야할 경우, 별도 기준으로 집계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ESG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 많이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는 어려움이 더욱 큰 상황이다.

더욱이 신뢰성 있는 ESG 공시를 위한 전문 인력도 부족하고, 제3자 인증을 위한 전문성 있는 기관도 부족하다. 현재 기후공시를 위한 탄소배출량 검증업체는 15개, 검증 자격증 보유자는 300명 수준에 그친다.

ESG 공시 의무화에 따른 법률적 리스크 급증과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업종 비중이 높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한경협은 ESG 공시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 제공 △제도 안착을 위한 지원 △전사적 ESG 관리 체계 수립 등 3가지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상윤 한경협 CSR본부장은 "속가능경영 확산을 위해 ESG공시 확대 추진 방향은 공감하나, 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국내 여건에 맞는 ESG 공시제도 도입 전략이 필요하다"며 "행착오를 줄이고 내실있는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주요국 동향은 면밀히 살피면서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