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 "가자 철수, 시간걸릴 것"…'24시간내 철수' 확인 거부[이-팔 전쟁](종합3보)

뉴시스

입력 2023.10.13 19:21

수정 2023.10.13 19:21

이스라엘 "하마스의 인간 방패 되지 말라" 경고 하마스 "역겨운 심리전…집떠나지 말고 버텨라" 전면 지상전 발발 시 '제5차 중동 전쟁' 우려
[가자지구=AP/뉴시스]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가자지구로 이동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근에 전차와 군 장비를 집결해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2023.10.13.
[가자지구=AP/뉴시스]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가자지구로 이동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근에 전차와 군 장비를 집결해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2023.10.13.
[서울=뉴시스]유세진 김난영 신정원 기자 = 이스라엘군은 13일 가자시티 북부에서 철수하라는 이스라엘의 경고에 팔레스타인인들이 따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시인했다고 프랑스24가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유엔이 전한 24시간 내 철수 경고에 대해서도 확인을 거부했다.

다니엘 하가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24시간 내에 철수하는 것이 어려울 것임을 알고 있다.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자 주민들에게 24시간 내에 대피하라는 경고가 내려졌다는 유엔 관리의 언급에 대해 "그것이 정확한 시간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이날 가자지구에 살포한 전단들은 "즉각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이 무인기로 살포한 전단에는 "즉각 집을 떠나 남쪽 와디가자로 대피하라"고 적혀 있었다.

앞서 유엔은 이스라엘 군 당국이 가자 지구 '가자 시티' 주민들에게 24시간 이내 남쪽 대피를 명령했다고 전했다.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주민들에게 자리를 지킬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가자 시티 민간인 떠나라"…지상군 투입 임박 분석

조너선 콘리커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일일브리핑에서 "가자 시티의 모든 민간인이 집을 떠나 안전을 위해 남쪽 '와디 가자(Wadi Gaza)'로 대피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가자 시티는 가자 지구 내 최대 규모의 팔레스타인 도시다. 유엔에 따르면 약 230만 명의 가자 지구 주민 중 절반 가까이가 가자 시티에 몰려 있다고 한다. 이들이 대피해야 할 와디 가자는 가자 시티 남서쪽에 있다.

앞서 이날 유엔은 "가자에 거주하는 약 11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향후 24시간 이내에 남쪽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통보 시점을 자정으로 치면 14시간가량 남았다.

콘리커스 대변인은 "IDF는 향후 며칠 이내에 가자 내에서 상당한 병력을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탱크와 장갑차를 비롯해 30만 명에 달하는 지상군 병력을 가자 인근에 집결하고 '다음 단계'를 예고해 왔다.

◆110만 주민 실제 대피 가능성 의문…이스라엘 접경으로는 못 가

[서울=뉴시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가자시티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24시간 내에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통보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가자시티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24시간 내에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통보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콘리커스 대변인은 이번 대피령을 두고 "전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IDF가 민간인 살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며 "우리는 주민들에게 아랍어로 메시지를 전달했고, 그들 안전을 위해 대피할 필요성을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유엔 측과도 대피령과 관련해 사전 논의를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110만 명에 달하는 주민이 실제로 시한 내에 대피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적지 않다. 이미 대규모 인명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스라엘이 대피령을 내렸다고 하지만, 사실상 이동할 수 있는 영역도 제한적이다. 콘리커스 대변인은 이날 대피령을 설명하면서 "이스라엘과의 보안 펜스에는 접근하지 말라"라고 했다. 이스라엘 접경으로는 오지 말라는 것이다.

◆하마스 "주민들 대피 말라" 성명…이스라엘 "인간 방패 되지 말라"

아울러 하마스 측이 주민 대피 저지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마스는 이날 대피령이 "주민 사이에 혼돈을 초래하고 우리 내부 전선의 안정을 약화하려는 목적"이라며 그들 주민을 상대로 대피 거부를 요구하는 '맞불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다양한 수단으로 거짓 선동을 유포·확산하려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취지로 주민들에게 "집에 남아 있으라"라며 "점령자(이스라엘) 측이 촉발한 이 역겨운 심리전 앞에 굳건히 버텨라"라고 했다.

이와 관련, IDF 측 콘리커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가자의 터널, 주택 지하, 무고한 가자 민간인이 밀집된 건물에 숨어 있다"라며 "당신을 인간 방패로 활용하는 테러리스트로부터 거리를 둬라"라고 했었다.

◆'제5차 중동 전쟁' 화약고 우려 속 美국방 이스라엘 방문

이스라엘이 실제 지상군 투입에 나설 경우 민간인 사상자 발생은 물론 하마스와의 전면 지상전 발발로 전란의 불길이 중동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사실상 '제5차 중동 전쟁' 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혼란과 긴장이 고조하는 가운데,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번 '알아크사 홍수' 이후 이스라엘을 공개 지지했던 미국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 지도부를 만나고 미국이 지원한 무기 및 안보 물자를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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