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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 별세.. 향년 92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4 21:54

수정 2023.10.14 22:03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사진)이 1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2세.

193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박 화백은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描法)' 연작으로 유명하다.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묘법 연작은 지난 1967년 어린 아들의 서툰 낙서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캔버스에 물감을 칠한 뒤 연필로 선 긋기를 반복하면서 자신을 비우고 수신(修身)하는 과정에 중점을 둬왔다.

생전에 고인은 "나는 그림 그리기가 수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행위의 무목적성과 무한반복성, 행위 과정에서 생성된 흔적(물성)을 정신화하는 것이 내 그림의 본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1962년부터 모교인 홍익대에서 교편을 잡으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는 홍익대 미대 학장을 지냈으며, 한국미술협회 이사장(1977∼1980년) 등을 맡아 예술행정가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다.

이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1984년), 옥관문화훈장(1994), 은관문화훈장(2011), 금관문화훈장(2021) 등을 받았고, 서울시문화상(1995년)과 대한민국예술원상(2019년)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명숙씨와 2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파크다.

박서보 '묘법 No.091226' / 조현화랑 제공
박서보 '묘법 No.091226' / 조현화랑 제공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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