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比 순이익 5000억원대 감소 예상
신한·하나·우리 순이자마진 줄어드는데
'리딩금융' KB금융 유일하게 성장 지속
주력 비은행 자회사 업황도 추이에 영향
[파이낸셜뉴스]이번 3·4분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든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달 비용이 늘어 가장 큰 수입원인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대부분 하락한 데다가 비은행 자회사 성적도 부진도 점쳐지면서다. 하반기 중 부도시손실율(LGD) 조정으로 인한 추가 충당금 적립 영향도 있다. 고공행진하던 금융권 '실적 잔치'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KB금융만이 '나 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역성장 전망 속, 격차 벌리는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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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 3·4분기 순이익은 4조3179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 동기(4조8876억원) 대비 11.66%(5697억원) 줄어든 성적으로, 3000억원대 하락 폭을 기록했던 지난해 4·4분기 이후 3분기 만의 순이익 하락 전환이다. 감소 폭도 5000억원대로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 2020년 하반기 이래 가장 큰 수준이다.
금융지주별로는 종전 순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분기 기준 1조3452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KB금융이 선두를 달리고 그 뒤를 신한금융(1조1968억원), 하나금융(9367억원), 우리금융(8392억원) 순으로 쫓는다. 올 상반기 실적이 가장 좋은 '리딩금융'이었던 KB금융만이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나머지 금융지주와 격차를 더 벌릴 예정이다.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난 배경으로는 △핵심 예금 증가로 인한 KB금융의 NIM 상승 △대표 비은행 자회사인 KB손해보험의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효과 △상반기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영향 등이 꼽힌다.
대출 자산 리프라이싱이 지속되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은 핵심 예금 증가로 NIM이 오히려 0.01~0.02%p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다른 은행에 비해 높은 NIM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하반기 중 1000억원 내외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이 예정돼 있고, 과거 보수적 충당금 적립 기조로 인해 하반기 대규모 충당금 적립도 피해갔다는 평가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규모 4위인 KB손해보험의 IFRS17 도입 수혜가 지속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금리인상 끝나니 수익성 하락 시작
반면 나머지 금융지주는 은행 NIM 하락과 비은행 자회사 순이익 감소 등으로 인한 수익 부진이 전망된다. 지난 3년여간 이어왔던 금리 인상 효과가 올 하반기부터 추세적으로 꺾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수신 경쟁으로 조달 비용이 늘어난 데다가 우리금융의 경우 이란 동결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저원가성 핵심 예금도 큰 폭 줄었다.
가령 신한지주에 대해 하나투자증권은 "동사의 주력 비은행 계열사인 카드와 증권의 업황을 고려하면 2024년의 증익을 담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에 대해 "카드·캐피탈의 스프레드 축소 및 충당금 증가로 인한 이익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을 제외하고서는 이를 만회할 보험사 등 다른 비은행 자회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가장 큰 하락 폭이 예상되는 신한지주의 역성장은 일시적인 요인에 크게 기인했다. 2분기 연속 1위 자리를 꿰찼던 전년 동기(1조5946억원)와 비교해 3978억원의 실적 하락이 전망된다. 금액상 하나금융(1852억원), 우리금융(606억원)에 비해 월등히 큰 데다가 비율상으로도 홀로 20%대(24.95%)로 가장 높았다.
신한증권이 젠투 펀드 관련 고객과 사적 화해를 결정하면서 발생한 1000억원 등 비경상 비용과 희망퇴직 비용 1000억원가량이 여기에 계상됐다. 또 지난해 3·4분기 건물 매각 이익을 봤고 비교적 충당금을 적게 쌓은 데 대한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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