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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UAE 자유무역협정, 신중동 붐 확산 발판 삼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5 19:38

수정 2023.10.15 21:42

내년 상반기중 발효 예정
안정적 원유 공급처 확보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 14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로 했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 14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로 했다.


한국이 중동지역 '우방'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두 나라는 지난 14일 협상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관세 인하를 통한 상품과 서비스 등 시장접근 확대에 더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 강화 방안을 담았다. 한국이 체결하는 24번째 자유무역협정이자 중동 국가와의 첫번째 협정이라는 점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UAE에는 178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95억달러로 순위로 따지면 16번째 교역국이다.

바라카 원전 및 대규모 방산 수출과 투자 등이 말해주듯 UAE는 우리의 중동 진출 교두보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에 이어 우리의 세 번째 원유 수입국으로 전체 원유의 10%가량을 UAE에서 들여온다.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주요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수급이라는 전략적 의미를 갖기도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 등 중동지역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안정적 원유 공급원을 확보하는 생명줄을 확보한 것이다.

두 나라 간 CEPA가 발효되면 원유 등에 부과되는 관세(3%)가 10년에 걸쳐 사라진다. UAE는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자동차부품, 가전, 무기류와 함께 농축수산물 등의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자동차는 한국의 UAE 수출 중 가장 비중이 큰 상품이다. 일본,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등이 UAE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이 UAE 자동차 시장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국과 비교할 때 가격 측면에서 상당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서비스 시장에서는 온라인게임, 의료, 영상·음악 콘텐츠 등 한국의 관심분야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된다. UAE는 타국과의 CEPA 최초로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방했다. UAE에 K게임 진출이 확대되고, 영화와 음악 등 K콘텐츠 소비도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경제협력은 한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 가운데 최초 모델이기도 하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의 육성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주요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수급과 양국 간 호혜적인 공급망 구축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 대대적 투자에 나선 중동에서 양국은 상호 윈윈의 길을 찾아야 한다. 원전·방산·인프라 건설·바이오 같은 다른 분야로 확산될 것을 기대한다.
'신중동붐'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정식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회 비준 등 절차를 거쳐 조기에 협정이 발효되도록 적극 서두를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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