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8개월 딸을 키우고 있는 30대 A씨는 잦은 변비로 고생하는 아이를 위해 미국 이유식 브랜드 '거버'의 '푸룬 퓨레'를 챙겨주고 있다.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른 제품도 있지만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 주변 육아 선배들에게 추천받은 이 제품을 고집하고 있다.
매달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합계출산율에도 불구하고 키즈 시장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적게 낳은 만큼 귀하게 키운다'는 기조가 이어지면서다. 부모와 조부모, 이모, 삼촌뿐만 아니라 지인까지 아이 한 명에게 10명의 지갑이 모인다는 의미의 '텐포켓 키즈' 등 소비 트렌드를 타고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끝없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분유·이유식에 영양제까지... 해외직구 손 뻗는다
17일 국회 예산정책처 전망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을 기록했으며, 합계출산율 감소 추세는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심각한 인구절벽에 다다랐다는 경보가 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출산율과 아동 1명당 추가되는 비용은 반비례하면서, 키즈 관련 매출은 상승하고 있다.
베이비 푸드 시장에서는 해외직구가 특히 강세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수입분유 거래액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해외직구를 통해 수입분유를 구매하는 수요도 크게 상승해 각각 전년 대비 2021년에 104%, 2022년에 26%, 2023년(1~9월)에 39% 늘었다. 이에 G마켓과 옥션은 수입분유 당일출고 서비스 '맘마배송'을 도입했다. 국내 선호도가 높은 독일의 분유 '압타밀'을 정오 이전 주문 시 독일 현지에서 바로 발송한다.
유아 간식과 이유식도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 건강·웰니스 특화 해외직구 쇼핑몰 아이허브에서는 특히 미국 네슬레의 이유식 브랜드 '거버'가 인기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아 직구를 선택하는 것인데, 직구를 통해 가격적인 이점도 누릴 수 있다. 영양제 카테고리에서도 영유아용 제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이허브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브랜드 '바이오가이아'의 '프로바이오틱 드롭 위드 비타민D' 제품 판매량은 작년 1·4분기에 비해 올 3·4분기에 71%가량 뛰었다. 신생아부터 섭취 가능한 해당 제품은 튜브형 용기에 담긴 액상 타입으로 사용이 간편하고 비타민까지 한 번에 보충할 수 있는데, 육아 커뮤니티에서 '조리원 필수 준비물'로 알려지면서 선호도가 높다.
고가에도 럭셔리 패션 베이비·키즈 라인 인기
명품 시장도 아이를 위해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아동복 시장(신발 제외)은 2021년 1조9952억원에서 지난해 2조1227억원으로 성장했다. 백화점 매출도 아동 명품 패션 부문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1~4월 아동 명품 매출 성장은 28.5%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같은 기간 수입 아동 제품군 매출이 25.7% 뛰었다.
업계는 이에 발맞춰 관련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백화점은 지난 5월 강남점에서 톰브라운 키즈 컬렉션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3월에는 국내 최초로 '베이비 디올'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 본점에 베이비 디올 문을 열었고, 롯데백화점은 본점에 '몽클레르앙팡'을 유치하면서 백화점마다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의 아동복 라인이 세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생률이 감소하며 그만큼 더 귀해진 자녀나 조카, 손녀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경향은 사그라들지 않는다"며 "프리미엄 유아동용품 분야는 높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인 만큼 관련 업계는 해당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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