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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아이언 돔’ 北 170㎜ 자주포탄 요격 어렵다" 대책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7 15:22

수정 2023.10.17 17:48

北 170mm에 대응 어려운 한국형 아이언돔, 보완책은
한국형 3축체계, 선제 타격 개념 Kill Chain과 연계가 단초
[파이낸셜뉴스]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의 일종인 최대 사거리는 54km에 달하는 북한군 170mm 자주포 사격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의 일종인 최대 사거리는 54km에 달하는 북한군 170mm 자주포 사격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170㎜ 자주포 및 240㎜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해 이를 방어, 요격하는 ‘한국형 아이언 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개발 및 양산에 약 3조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전면적인 보완대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LAMD 북한 170㎜ 자주포탄 요격 능력 ROC에서 빠져

복수의 정부 및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는 2026년을 목표로 개발중인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 240㎜ 및 300㎜ 방사포탄(로켓탄) 요격이 가능하지만 170㎜ 자주포탄 요격 능력은 군 작전요구성능(ROC)에서 빠져 제외된 것으로 15일 밝혀졌다.

소식통은 “북한의 170mm 포탄은 실제 105mm 포탄 수준으로 위력이 세지 않고 이를 탐지, 방어하는 요격체계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 요격대상서 제외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 장사정포는 170㎜ 자주포 140문, 240㎜ 방사포 200문을 합쳐 모두 340문 정도로 알려졌다.

우리 군 당국은 이들 북한의 장사정포가 우리 수도권에 개전(開戰) 1시간 내에 최대 1만2160여발의 포탄을 퍼부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의 170㎜ 자주포 140문이 5분에 2발, 시간당 최대 3360발 발사에 더해 240㎜ 방사포 200문이 22개를 한 다발로 묶은 22연장을 기준으로 1시간 동안 2차례 재장전 발사가 가능하다는 기준으로 시간당 8800발의 로켓을 쏠 수 있다는 단순 산술 계산을 합한 것이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 하마스의 대량 로켓 공격 한계

신원식 국방장관도 지난 11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대화력전 수행본부를 방문해 “적이 도발하면 몇시간 안에 북한 장사정 포병 능력을 완전히 궤멸시킬 수 있도록 작전 수행체계를 발전시키고 전력화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아이언 돔’은 요격률 75% 내외로 로켓탄과 근거리 포탄·박격포탄도 요격할 수 있지만 이번에 하마스의 대량 로켓 공격에 한계를 드러냈다.

수백발 이상의 로켓탄·포탄이 한꺼번에 날아올 경우 아이언 돔 요격 시스템으로 다 막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타격수단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은 10개 포대가 배치돼 최대 800발 정도의 로켓·포탄을 동시에 막을 수 있었지만 ‘한국형 아이언 돔’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 갱도진지 타격에 효과적인 타격수단은 최대 사거리 180km로, 오차가 1~2m에 불과한 한국형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과 북 장사정포 도발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타격할 수 있는 정찰·타격 드론을 활용한 타격체계 등이 효과적인 수단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전에선 미국 스위치 블레이드 드론 등이 러시아군 공격에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 공항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 공항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형 아이언돔의 보완책, 한국형 3축체계에서 단초 찾아야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북한의 70mm 자주포 대응이 어려운 한국형 아이언돔의 보완책에 대해 "가성비와 실효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형 아이언돔의 한계를 보완할 수단을 촘촘히 따져볼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형 3축 체계가 그 보완책의 단초를 제공한다"고 짚었다.

한국형 3축체계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로 핵·미사일을 탐지해 발사 전 선제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공격을 받았을 때 압도적 전력으로 북한을 초토화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나뉜다.

반 센터장은 "이 중 한국형 아이언돔은 근거리 방공체계로 Kill Chain과 함께 KAMD와 결부되는 ‘거부적 억제’이고, KMPR은 ‘응징적 억제’에 해당한다"며 하지만 "방공의 완전성이 일부 결여된 상황에서 아측 피해를 막기 위해 자위권을 가동시키는 선제타격 개념의 Kill Chain 기반의 거부적 억제 가동과 연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170mm 타격임무 '능력’ 만큼 중요한 것이 ‘의지’... 드론 등 정보자산 능력 확충해야

그는 또 "지난 9월 창설한 드론사령부의 역할 중 하나로 170mm 타격임무를 부여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결정자와 군수뇌부의 ‘의지’를 높이고 이를 현시하는 측면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는 '능력’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의지’인 까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다 완벽한 한국형 3축체계 가동을 위해서는 ‘의지’와 ‘능력’ 모두 중요할 것"이라며 "우선 170mm 자주포 타격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자산 능력을 확충하고 기존 타격자산 외에 드론 등을 활용해서 스스로 찾아내어 타격하는 능력을 신장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실전에선 정보만 가지고 선제타격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상대방이 아측이 절대 선제타격할 수 없다고 오판하는 순간 장사정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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