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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던져 약혼녀 구한 영웅”...맨몸으로 하마스 수류탄 막은 21세 캐나다 청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7 14:00

수정 2023.10.17 14:00

수류탄을 덮쳐 약혼녀(왼쪽)를 구한 네타 엡스타인 [CTV 홈페이지] (출처=연합뉴스)
수류탄을 덮쳐 약혼녀(왼쪽)를 구한 네타 엡스타인 [CTV 홈페이지]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희생된 캐나다인이 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한 20대 청년이 자신의 약혼녀를 구하기 위해 하마스가 던진 수류탄을 몸으로 덮쳐 막고 세상을 떠난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6일(현지시각) CTV와 이스라엘 현지 언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비극적인 사건은 캐나다인인 네타 엡스타인(21)과 약혼녀인 아이린 샤빗이 함께 살던 이스라엘 키부츠 ‘크파르 아자’에서 일어났다.

이스라엘 국적도 보유하고 있는 엡스타인은 공격 당일 자신의 아파트에 약혼녀인 아이린 샤빗과 함께 머물고 있었다. 주민 750명이 사는 이 키부츠는 7일 하마스의 집단 학살 피해 지역 중 한 곳으로, 이날 10시30분 하마스 대원들은 창문을 깨고 아파트에 침입했다.

이후 하마스 대원들이 아파트 내부로 수류탄 2개를 던졌지만, 엡스타인과 샤빗은 벽에 바짝 달라붙어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세번째 수류탄은 샤빗을 향해 날아들었고, 엡스타인은 샤빗을 구하려고 수류탄을 감싸 안듯 자신의 몸을 던졌다. 곧이어 하마스 대원은 엡스타인에게 총을 난사했다. 샤빗은 그 자리에서 수류탄, 총격 등으로 그의 신체 일부가 문과 침대 등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엡스타인이 변을 당하기 직전 그가 그의 어머니인 아일릿 샤샤르-엡스타인과 나눈 문자 메시지도 공개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엡스타인의 첫 메시지는 “아랍어로 고함이 들려요. 엄청 소란스럽고요. 총을 쏘고 있어요”라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그는 이내 “그들이 여기 왔어요, 엄마”라는 메시지를 추가적으로 보냈다.

곧 아들의 약혼녀 샤빗에게서 “아파트로 공격대가 쳐들어와 수류탄을 던져 넣었다”는 메시지가 왔다. 이어 샤빗은 하마스가 총격을 시작하고 3번째 수류탄이 가까이 떨어졌다고 하더니 곧 아들 네타가 몸을 던졌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졋다. 샤빗은 “네타가 군대에서 훈련받은 것처럼 수류탄 위로 점프했다”고 순간을 전했다고 한다.

아일릿 샤샤르-엡스타인은 자신의 아들이 폭발을 덮어 자신의 목숨을 희생했고 대신 샤빗의 생명을 구했다고 CTV에 말했다. 그는 “내 아들은 드넓은 가슴을 갖고 있었다”며 “외모가 아름다웠지만 속마음도 그런 아이였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청소년이었던 2018년 가자지구 국경에서 수천 명의 젊은이와 함께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교 졸업 후 불우 청소년을 돕는 자원봉사자로 일했고 군 복무를 마치고 1년 6개월 전에 샤빗을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고 한다.

주토론토 이스라엘 총영사관은 이날 하마스 공격으로 희생된 캐나다인이 5명으로 늘었다면서 엡스타인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총영사관은 엑스(트위터)를 통해 엡스타인이 지난 7일 ‘감동적인 영웅’의 면모를 보였다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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