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회 정무위, 천재교육 국정감사 현장서 녹취록 공개
[파이낸셜뉴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초중고 교과서 점유율 1위 기업 천재교육의 강희철 대표를 불러놓고 질의하면서, 천재교육 영업사원과 총판(도매상) 간 통화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 정무위는 천재교육이 총판에게 속칭 '밀어내기'를 통해 재고 비용을 떠넘긴 의혹에 대해 강 대표를 국감장 증인으로 출석 시켰다.
공개된 통화 내용에는 “잔액확인서 다시 돌려주세요” “어디서 땡깡을 부려, X발X, 지금 어디야? (거기로) 가고 있으니 기다리고 있어라. X발 새X야” 라는 말이 나온다. 총판이 천재교육 영업담당자에게 ‘잔액확인서’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대화였다. 잔액확인서는 팔리지 않은 책값이 총판의 채무임을 확인하는 증서다.
윤 의원은 “천재교육과 총판 사이 도서판매 거래약정서를 보면 2019년까지 판매목표 조항이 있었다. 판매 목표 달성이 안 되면 도서공급가를 올리고, 중도에 계약 해지도 했다”며 “(2017년 녹음 파일을 들어 보면) 주문한 책 가운데 20%만 반품 할 수 있는데, 주문량 보다 20% 많은 책을 총판에 내려 보냈다. 총판들은 이 재고를 본인들이 사들여서 빚을 지게 됐다. 천재교육은 총판 상대로 담보까지 잡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천재교육은 총판의 빚 총액을 확정 짓고 이걸 중간중간 잔액확인서로 만들어 도장을 찍게 했다. 동의하지 않으면 별의 별 짓을 다 했다. 돈을 갚도록 유도한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 대표는 “민원을 제기한 총판하고 미리 만나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도 “천재교육은 원칙적으로 주문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부 교재의 경우에 발행종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전년도 판매부수’를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총판에 부담되는 부분이라면 총판이 원하는 경우에만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적해 주신 부분들은 저희가 겸허하게 잘 살펴보도록 하겠다. 시정할 수 있는 부분은 시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국감장에 있던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총판 중에 천재교육으로부터 10억662만원, 8억7725만원을 요구 받은 총판도 있다. 총판들은 담보까지 잡혔다”며 “이 사안은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 대리점법 위반으로 신고됐는데 증거 부족으로 심의절차 과정에서 종료됐다. 오늘 나온 여러가지 면을 살펴보면 천재교육이 총판에 많은 비용을 떠넘기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게 증거 불충분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신고가 들어오면 절차에 따라 조사하겠다. 이런 부분이 다신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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