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 광명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하며 경찰과 약 3시간 동안 대치한 끝에 붙잡혔다. 탈북민은 가정폭력을 저질러 다른 가족과 분리 조처됐는데 경찰에 자녀를 데려올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경기 광명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1시37분 경기 광명 소하동의 한 아파트 12층에서 집 안에 불을 지를 것처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전날 A씨의 집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사건으로 A씨와 그의 아내, 어린 자녀를 분리 조치했다. 이튿날인 이날 탈북민 담당 경찰관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A씨의 집을 찾았다가 A씨가 방화 협박을 하자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아파트의 가스 공급을 중단하고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지상에는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했다.
사건 당시 집 안에는 A씨 외에 다른 가족이 없는 상태였다.
A씨는 집 안에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고, 가스 밸브를 해제한 채 베란다 난간에 앉아 양손에 흉기를 드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관문을 잠근 채 베란다 난간에 걸터앉거나 집기류를 바깥으로 던지면서 "자녀를 데려와 달라"고 말하며 경찰과 대치를 이어갔다.
결국 현장에 경찰특공대가 투입됐다. 특공대는 A씨가 현관문 쪽의 광명서 형사과 경찰관들과 대화 중인 틈을 타 옥상에서 레펠을 타고 내려가 창문이 열려 있던 발코니를 통해 내부로 진입해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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