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무리 봐도 나쁜 놈"..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와 통화한 한동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8 07:56

수정 2023.10.18 07:56

국감장서 "피해자 지원 미흡하다" 지적
다음 날 직접 전화해 사과한 법무장관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인터뷰 듣는 한동훈 장관 / 연합뉴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인터뷰 듣는 한동훈 장관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와 통화해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2일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주선으로 한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피해자 "1년간 어떤 지원센터와도 연결 안됐다"

이날은 한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돌려차기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지원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과한 다음 날이다. 한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A씨의 인터뷰 영상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영상에서 "(범죄 피해를 당한 후) 1년간 어떤 지원센터와도 연결이 되지 않았고 범죄 피해자 구조금도 제가 신청하고 다녀야 했다.
마치 이 세상에 범죄 피해자는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았다"라며 "(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통화에서 A씨에게 재차 사과하며 가해자가 수감된 이후 상황을 더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이 사건 가해자는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 같은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출소하면 반드시 A씨를 찾아가 보복하겠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지난달 29일 보복 협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한 장관 "교도소 생활 허투루 안하게 지키보겠다"

한 장관은 "아무리 봐도 나쁜 놈이에요. 안 그래도 수감된 이후 상황도 제가 특별히 더 챙기고 있었다"라며 "나중에 혹시라도 걱정하실 일 안 생기게 수감 제대로 하고, (교도소) 안에서도 허투루 못하게 제가 잘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또 한 장관은 범죄 피해자에게 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A씨 지적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펴보겠다"라고 답했다.

A씨는 한 장관에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가까이 오면 알람이 울려 도망갈 시간을 벌 수 있는 '양방향 알림 스마트워치' 도입 △범죄 피해자의 재판기록 열람·등사권 보장 △감형을 위한 반성문 제도 폐지 등을 제안했다.

피해자 "제도 안바꾸면 난 20년 뒤에 죽을 수밖에 없다"

A씨는 "20년 뒤 죽는다는 각오로 제도를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라며 "양방향 알림 스마트워치 서비스조차 구축돼 있지 않아 지금 상태에선 제가 죽을 수밖에 없다"라고 한 장관에게 호소했다.

이에 한 장관은 "시간이 꽤 걸릴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당연히 (말씀하신)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아무래도 직접 (사건을) 겪으신 분이 해주시는 말이니 더 무게 있게 받아들여서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한편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는 지난해 5월 2일 오전 5시께 부산 부산진구에서 귀가하던 피해자 A씨를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폭행해 살해하려 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로 기소됐다가 대법원 판결에서 20년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피해자는 "범죄 가해자는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살아야지 생각하겠지만, 범죄 피해자는 20년 뒤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평생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라며 "굉장히 슬프다"라고 말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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