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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 흉기난동' 조선…법원 "살해 고의 없었다는 주장 맥락 안 맞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8 19:06

수정 2023.10.18 19:06

조선, 재판 내내 불안한 모습…정신감정 진행 예정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이 지난 7월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스1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이 지난 7월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난동을 벌인 조선이 심신장애와 살해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재판부가 조씨 측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방윤섭·김현순 부장판사)는 18일 조씨의 살인 등 혐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조씨는 재판 내내 양손으로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범행 모습이 담긴 영상을 재생할 때는 숨을 거칠게 쉬고, 몸을 흔들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조씨에게 수갑을 착용할 것을 명령했다.


조씨 측은 범행 당시 조씨가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며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직후 수사 기관에 얘기한 내용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데, 어떤 부분을 가지고 무슨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냐"며 "당시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 상태였는지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살해 고의가 없었다는 조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죽이라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살해 고의가 없었고 특수상해 고의만 있었다는 주장과 맥이 맞는 것이냐"며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체포 영상에서 조씨는 "열심히 살았는데 X같아서 죽였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또래 남성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 조씨의 정신감정 등을 진행한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임상심리분석관은 조씨의 정신 상태가 와해됐다고 의심할 만한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조선의 지능지수(IQ)는 75로 경계선 지능 수준이며, 피해의식적 사고와 반사회적 성격 장애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 감정 당시 조선은 환청을 경험했다고 주장한 뒤 그렇게 심한 수준은 아니라며 입장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씨 측의 정신감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정신감정은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에서 진행되며, 통상 4~6주가 소요된다.

재판부는 "내달 초 공주치료감호소로 촉탁을 보낼 예정이며, 범행 당시 정신장애가 있었는지 여부를 감정할 계획"이라며 "향후 치료를 받게 되면 국민 세금이 아닌 본인 돈으로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7월 21일 오후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범행 당일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 택시에 무임승차한 혐의도 받는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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