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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美 기지 피습, 이스라엘 사태로 중동 反美 정서 재점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9 10:25

수정 2023.10.19 10:25

이라크 미군 기지 2곳에 드론 공격, 부상자 발생
이란 지원으로 활동하는 무장단체들이 이라크 미군 노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反美정서 증폭, 제2 전선 생성 우려
지난 2019년 12월 29일 이라크 안바르주에서 촬영된 알 아사드 공군기지.AP뉴시스
지난 2019년 12월 29일 이라크 안바르주에서 촬영된 알 아사드 공군기지.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동에서 이달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 이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기지가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에 미국 안팎에서는 이스라엘 사태가 중동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동과 이집트, 서아시아 등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이라크 서부와 북부의 미군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부 안바르주의 알 아사드 공군기지에서는 이날 3기의 드론이 기지를 공격했으며 미군이 2기를 요격했음에도 불구하고 1기가 폭발하여 현지 병력 일부가 다쳤다.

같은날 북부 아르빌주의 알 하리르 공군기지에서도 드론 공격이 감지되었다.
공격에는 1기의 드론이 동원되었고 폭발 전에 격추되었다.

미 중부사령부는 "경보수위가 상향된 시점인 만큼 이라크와 역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군은 모든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연합 세력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AP는 이라크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무장세력의 하부조직들이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날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라고 불리는 조직은 성명을 내고 서부 알 아사드 기지 사건에 대해 “이번 공격은 더 많은 미국의 점령에 대한 더 많은 작전의 전조”라고 주장했다. 같은날 ‘타슈킬 알와리텐’이라는 조직도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북부 알 하리르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중동 내 반미 감정이 거세지면서 이란의 지원을 받은 무장세력이 미군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8일 성명을 내고 전날 발생한 가자시티 병원 폭발을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8일부터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연일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알 아흘리 병원에서는 큰 폭발이 발생했으며 가자지구 보건부는 471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병원을 공습했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또 다른 무장정파인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로켓이 발사 실패로 폭발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의 주장에 동의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사망자 규모가 50명 수준이라며 이스라엘 공군의 폭탄이 아닌 로켓에 의한 폭발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18일 성명을 내고 "미국이 이스라엘의 주장을 채택함으로써 가자 학살에 책임이 있다"며 "(이스라엘) 점령 지도자들과 직접적인 파트너"라고 주장했다. 병원 사건 이후 요르단과 튀르키예를 비롯한 중동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과 미국을 적대하는 이란이 이틈을 노려 중동 내 무장단체들을 이용해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2번째 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고 알려진 이라크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17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무고한 사람들을 살상하는 것을 미국이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악한 자들은 이 나라를 떠나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후가 아닌 생전에 지옥의 불길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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