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에 수출 중단해야" 이란 촉구에 국제유가 급등

연합뉴스

입력 2023.10.19 09:58

수정 2023.10.19 09:58

WTI, 1.83% 상승 마감…브렌트유, 장중 93달러까지 치솟아 '9년래 최저' 美 석유재고도 영향
"이스라엘에 수출 중단해야" 이란 촉구에 국제유가 급등
WTI, 1.83% 상승 마감…브렌트유, 장중 93달러까지 치솟아
'9년래 최저' 美 석유재고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이란 외무장관이 이슬람 국가들에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출렁거렸다.

18일(이후 현지시간) 장 초반에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이후 상승 폭을 줄이긴 했지만 전날보다 크게 오른 가격에 장을 마쳤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매체는 이란 언론을 인용,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 회의 연설에서 이슬람 국가들에 석유 선적 중단을 포함한 대 이스라엘 보이콧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석유 소비물량 거의 전부를 수입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 이란과 같은 페르시아만 주요 산유국으로부터 석유를 구매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셰브런, 엑손 모빌 등 서방 기업이 합작 투자해 석유를 생산하는 카자흐스탄이나 아제르바이잔에서 주로 사 온다. 나이지리아에서도 상당량을 수입한다.

이 때문에 이번 이란 외무장관의 주장이 이스라엘 석유 수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테헤란 영국대사관 앞의 팔레스타인 지지시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테헤란 영국대사관 앞의 팔레스타인 지지시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3% 상승한 배럴당 88.22달러에 장을 마쳤고 12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93달러까지 올랐다가 1.77% 오른 91.49달러에 마감했다.


이란의 주장은 50년 전인 1973년 중동 국가들의 서방에 대한 석유수출 금지 조치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아랍-이스라엘 전쟁 중 석유수출국기구 아랍 회원국들은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한다며 석유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이로 인해 미국의 주유소에는 석유를 사려는 이들로 긴 줄이 생겼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유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리서치 회사 에너지 애스펙트의 리처드 브론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주요 산유국이 이란의 주장에 따라 서방세계와 맞서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아직 다른 OPEC 회원국 중에 이란의 주장에 동참하거나 동참 의사를 표시한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도 항구파괴 등 혹시 모를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주요 석유 수입항인 아슈켈론은 안전상의 이유로 석유 수입을 일시 중단했다. 이스라엘은 텔아비브 북쪽 하이파의 다른 항구를 통해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지만 일주일 이상 연료를 공급받지 못했다고 석유 물동량 조사업체 케이플러의 빅토르 카토나는 지적했다.

미국의 원유 비축량 감소도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평가된다.

오클라호마주 쿠싱에 위치한 미국 내 최대 석유저장소 재고는 2014년 이후 최저치인 2천100만 배럴로 떨어졌다.
이 재고는 이미 탱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최저 수준이라고 트레이더들은 지적했다.

sat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