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무게 5% 이상 지방 차지하면 지방간
특별한 치료제 없어 생활습관 교정 중요해
술 외에 과당, 탄수화물 등 지방간 악영향
[파이낸셜뉴스] 술이 간에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꼭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지방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간은 그 자체로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치되기 쉽지만, 특별한 치료제가 없고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질환이기 때문에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특별한 치료제 없어 생활습관 교정 중요해
술 외에 과당, 탄수화물 등 지방간 악영향
지방간, 증상 없지만 암 등 질환 발병률 높여
국민건강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40만명을 훌쩍 넘겼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유병율이 20~30%로 추정되는 것에 비하면 약 2~3%가량만 치료를 받고 있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많이 낀 상태를 말한다. 간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으로 쌓이게 되면 ‘지방간’으로 진단된다. 알코올성과는 달리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하루에 40g(4잔) 이하의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생기는 지방간을 말한다. 이는 대부분 과체중, 비만(복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다.
담배도 비알콜성 지방간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이문형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흡연은 심혈관 질환, 암, 제2형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여러 연구에 따르면 흡연은 간 종양 및 만성 간 질환과 같은 간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또 금연이 치료 반응과 섬유증 퇴행율을 증가시키고, 간세포암종 발병률을 감소시키며, 간 이식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방간은 증상이 없어도 놔두면 다른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기 쉬우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지방간이 심해질수록 간암 17배, 대장암 2배, 관상동맥질환은 4배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면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없고 흡연하지 않는 사람보다 췌장암 발병 위험이 42%까지 높고, 과거 임신성 당뇨 병력이 있는 여성이 현재 비알콜성 지방간이 있으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갑작스런 다이어트, 고탄수화물식 지방간에 악영향
지방간은 임상에 활용되는 치료약은 없으며, 최근 3상 임상연구까지 진행돼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므로 관리를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특히 지속적인 음주는 알콜성 간염 및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금주하는 것이 좋다.
비만인 경우, 천천히 조금씩 체중 감량하는 것이 좋다. 너무 갑작스러운 체중 감량은 오히려 지방간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교수는 “체중이 5% 감소하면 간의 지방량이 줄어들고, 10%는 섬유화도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1주일에 1kg 이상 급격히 살을 빼면 오히려 지방간이 악화하고 간부전, 섬유화가 촉진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은 유산소 운동으로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 운동 시 30분 이상 진행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식사는 거르지 말고 세 끼를 챙겨 먹되 한 끼의 분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지방간이라고 해서 지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생선기름(오메가3) 등의 양질의 지방은 지방간에 도움이 되며, 오히려 탄수화물이 비알콜성 지방간의 주 원인인 경우가 많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인슐린이 증가하면 간세포로 들어오는 유리지방산 발생량이 늘어나고, 간 내 지방의 신생합성을 증가시켜 지방간 발생을 부추길 수 있다.
단 음료도 지방간에 좋지 않다. 과일 주스의 경우 건강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다르게 대사돼 간으로 직행한다. 간으로 직행한 과당은 지방산 합성을 촉진해 중성지방으로 전환돼 지방간의 요인이 된다. 최근 유행 중인 ‘탕후루’도 정제당과 과당을 혼재한 형태로 지방간에는 최악의 음식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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