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여야 모두 찬성하는 '의대 정원 확대', 그동안 못한 이유는 ["그땐그랬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0 06:00

수정 2023.10.20 06:00

文 정부 때도 논의된 의대 정원 확대
파업으로 공공의대·지역의사제 난항
정권 바뀐 후 '원점 재검토' 기조로
이번에도 방법론 두고 진통 겪을 듯
의대 정원 1천명 이상 증원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정부가 2025년 대학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1천명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확대 폭을 놓고는 당초 2000년 의약분업을 계기로 줄었던 351명(10%)만큼 다시 늘리는 방안, 정원이 적은 국립대를 중심으로 521명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됐으나 실제 발표에서는 확대 폭이 1천명을 훌쩍 넘는 수준일 수도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2023.10.16 hwayoung7@yna.co.kr (끝)
의대 정원 1천명 이상 증원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정부가 2025년 대학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1천명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확대 폭을 놓고는 당초 2000년 의약분업을 계기로 줄었던 351명(10%)만큼 다시 늘리는 방안, 정원이 적은 국립대를 중심으로 521명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됐으나 실제 발표에서는 확대 폭이 1천명을 훌쩍 넘는 수준일 수도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2023.10.16 hwayoung7@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창궐하지만 않았더라도 할 수 있었다."
여야가 또다시 의대 정원 확대에 불을 지폈다. 활발히 논의가 이뤄지던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의료가 절실한 상황에서 일선 의사들의 격렬한 반대와 파업으로 멈췄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야당이 공공의대·지역의사제 등을 제시하며 각론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난항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간담회 일정을 검토 중이다.
당 차원에서 추가 의견을 수렴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文 정부, 공공의료 확대 공언에도 '코로나19' 이유로 유보


의대 정원은 2006년 3058명으로 동결된 이후로 18년간 변동되지 않았다. 확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진 것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공공 의료 부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2020년이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22년부터 매년 400명씩 10년간 4000명을 늘리고, 이중 3000명은 의사 면허 취득 후 10년간 지역에서 의무 근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한 의사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경고하자 정부는 코로나19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의대 정원, 의사 수 확대 정책을 논의하기로 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아닌 외부요인에 따른 의정합의로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염병 상황이 심각해져 의사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인데 도리어 전염병 상황으로 일선 의사들의 역할이 중요해 의견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복지위에 있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의정 합의를 안 했다면 계속 파업을 했을 텐데, 그때는 코로나가 가장 심할 때였다"며 "코로나 시국만 아니었다면 파업을 하든 말든 상관 없었다"고 부연했다.

2020년에도 여야 한목소리 '찬성'…쟁점도 같았다


당시에도 여야는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같이 했다. 그렇기에 민주당은 계속해서 같은 기조를 취하고 있었으며 공교롭게 야당이 됐을 뿐 본래 추진하던 것이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당시 복지위 소속이던 한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그때도 하겠다고 했고 야당이 됐는데도 더 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오히려 국민의힘은 그때는 반대하다가 지금은 하겠다고 하는 것이니 우리가 일관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공공의대·지역의사제를 둘러싼 이견도 동일하게 존재했다. 당시 야당이던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다양한 방안이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주호영 당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속도론을 들었다. 파업한 의사들의 현장 복귀를 위해 코로나19 종료 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주 원내대표는 "신종 감염병 극복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기에 정책 효과를 바로 낼 수도 없는 의료 인력 양성 정책을 의료계 상의도 없이 추진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국회 내 의료계 다수와 여야정이 함께 하는 협의체를 만들어서 원점부터 재논의하자"고 밝혔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도 "공공의대 추천입학제, 황당한 한전공대 학생선발 같은 반칙과 특권, 불의와 불공정을 제도화하는 모든 망측한 시도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촉구 집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2023.10.19. jhope@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촉구 집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2023.10.19. jhope@newsis.com /사진=뉴시스

똑같은 상황, 올해는 의대 정원 확대 가능할까


여야는 이번에도 방법론을 두고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또다시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고, 국민의힘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특정 인기 과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공공의대와 지역 의사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전남을 지역구로 둔 김원이·소병철 의원이 전남권 의대 설치를 촉구하며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의대 정원 확대는 찬성하면서도 공공의대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필수·지역별 의료 수가 인상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역의사제 등에) 필요성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야당의 이야기이니 진지하게 경청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총선용 도구에 불과해 이번에도 실제 추진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의료 정원 확대를 위해서는 공공의대 논의가 필수적으로 수반되는데, 이는 21대 총선을 앞둔 2019년에도 똑같았다는 것이다.


한 복지위 관계자는 "내년 총선이 있으니까 지금 이슈가 되는 것"이라며 "하루 이틀 급하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정부에서 구체적 분석과 현장을 확인해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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