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광주천에 들어선 5일장 모태로 110여년의 역사 자랑
-양동시장과 복개상가를 발판으로 호남 제일 시장으로 발돋움
-수산·닭전길·건어물·산업용품·경열로시장 등 7개 시장 성장
-"집안 대소사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시장" 명성
-중기부 공모 선정돼 80억원 들여 상권활성화 등 활로 모색
-상인들로 '내가 우리 시장 안내사' 자임하며 친절한 서비스
-양동시장과 복개상가를 발판으로 호남 제일 시장으로 발돋움
-수산·닭전길·건어물·산업용품·경열로시장 등 7개 시장 성장
-"집안 대소사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시장" 명성
-중기부 공모 선정돼 80억원 들여 상권활성화 등 활로 모색
-상인들로 '내가 우리 시장 안내사' 자임하며 친절한 서비스
지난 19일 양동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용목 상인회장은 "우리나라 전통시장이 조선시대 5일장에서 비롯됐듯이 양동시장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였던 1910년 광주를 가로지르는 광주천 백사장에서 열렸던 5일장에서 시작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또 "이후 '대광주계획'에 따라 하천정비사업을 하기 위해 광주공원으로 옮겨졌다가 1940년 일제가 지금의 광주공원 현충탑 자리에 있던 신사의 주변을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라고 설명했다.
1910년 광주천에 들어선 5일장 모태로 110여년의 유구한 역사 자랑
김 회장은 이어 "일제 말기 전시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시장의 기능마저 통제돼 사실상 폐시 상태였으나, 해방과 동시에 광주시에 귀속돼 관영 5일 시장으로 새 출발했고, 1969년 광주시로부터 대지 1만580.5㎡를 불하받아 민영시장인 양동시장㈜를 개설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양동'이라는 동네 명칭에 대해서도 "원래는 큰 샘이 있어 '샘물'이라 불렀고, 일제 때는 '천정(泉町)'이라 불렸으나, 해방 후인 1946년 일제의 잔영을 없애기 위해 여러 직종의 드센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장터라는 지역적 특성에 착안해 어질게 살라는 뜻으로 '양동(良洞)'이라 칭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양동복개상가㈜가 1971년 시장 등록을 마친데 이어 광주천을 복개해 2층 콘크리트 건물로 조성한 상가가 1972년 개설되고 인근 발산마을에는 전남지역에서 온 이주민들이 정착하면서 양동시장 일대는 광주 중심지 외곽의 생활권역이자 전남 최대 시장촌으로 자리 잡았다.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시장" 명성 구가
이렇듯 양동시장은 도시의 성장과 함께 해방 후 귀국한 동포, 한국전쟁 난민, 1960~70년대 궁핍한 농촌을 떠나 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주자에게 귀중한 생계 기반을 제공하는 삶의 터전이 됐다. 이곳 상인들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가마솥을 걸고 밥을 지어 시민군에게 제공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 회장은 "시장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1980년대까지 양동시장은 지역 특산물로 결혼, 이사, 개업, 장례에 이르기까지 모든 애경사를 치를 수 있는 품목을 갖춰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시장"으로 통했다"라고 말했다.
100여개 점포에서 전라도 대표 향토음식인 홍어를 전문적으로 취급
전통시장의 맥을 이어가며 시장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양동시장㈜의 경우 홍어, 채소, 수산, 곡류 등을 다룬다. 특히 영업 중인 점포(238개)의 21%인 50개 점포가 전라도 대표 향토음식인 홍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국내 최대 홍어 유통 시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 “양동시장에는 최상급인 서해 대청도에서 잡은 국내산 홍어를 필두로 그다음으로 치는 칠레산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산, 우루과이산, 러시아산, 미국산 등 전 세계에서 잡힌 모든 홍어가 거래되고 있다”면서 “최상급인 국내산 홍어는 돼지고기로 비유하면 목살이나 삼겹살이고, 주로 행사장에서 쓰이는 최하급인 미국산 홍어는 뒷다리살이어서 가격도 5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양동시장에선 어느 상점에서나 믿고 구매하셔도 된다”라고 강조했다.
양동시장은 전통시장답게 홍어 전문점 외에도 야채(36곳), 한복(29곳), 수산(17곳), 의류(13곳), 침구류(8곳)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고기를 사러 온 사람들이 많아 식육점도 7곳에 이르고, 쌀과 잡곡을 파는 미곡점도 5곳에 달한다. '양동시장 참기름은 더 고소하다'라는 입소문에 참기름 가게 4곳도 성업 중이다.
최근엔 젓갈이 듬뿍 들어간 파김치 등 전라도 김치를 맛보려는 출향인이나 타지역민이 잇따르면서 반찬가게 3곳도 온·오프라인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7개 시장 각양 각색 전문점 운영으로 호남 제일 시장 명성 이어가
양동복개상가에선 이불, 가구, 신발, 옷, 모자, 가방 등 공산품과 함께 100% 수공업 제품인 커튼을 판매한다. 전체 220여개 점포 중 100여개가 커튼 전문점으로, 대개 30~40년을 경력을 지닌 장인들이 고객의 취향에 맞춰 싸고 좋은 제품을 맞춤 제작해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다. 전국 커튼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960년대까지 우(牛)시장이었다가 1970년대 수산시장으로 변모한 양동수산시장은 50여개 점포에서 각종 수산물을 판매한다. 이중 20개 점포는 홍어를 취급해 양동시장㈜의 홍어 전문점 및 주변 상가 홍어 전문점까지 합하면 양동시장에선 모두 100여개 점포가 홍어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양동건어물시장은 비수기 없이 연중 내내 다시마(4월), 마른 새우(5월), 멸치(6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자연산미역(7월), 김(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오징어(11월) 등 건어물을 판매한다. 산지 직거래를 통해 양질의 제품을 대형 마트보다 30~40% 저렴하게 판매해 대부분 상가에서 전국 각지의 단골 고객을 25~30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모든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실시된 원산지 가격 표시 실명제 평가에서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젊은 고객 유치를 위해 건어물과 맥주를 활용한 건맥축제 개최, '건물생심' 브랜드 상표 등록, 라이브 커머스 수시 진행, 소포장 상품 개발 및 판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동산업용품시장은 가정용 공구, 농기구,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기계 공구, 보일러, 콤프레이셔까지 산업용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지난 1955년부터 현재 위치에서 자리를 잡고 영업을 해온 결과, 모터, 공구, 전기 등 각 분야별 전문 기술자 120여명이 전국 최고의 AS를 제공하며 '못 고치는 것이 없는 시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양동경열로시장은 양동시장 인근 경열로 주변 상가과 노점상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으로 채소와 과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몇몇 음식점은 돼지국밥을 비롯해 칼국수, 김밥, 떡볶이 등 다양한 음식을 팔며 분식점이라는 상호를 달고 있는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드셨다는 돼지국밥을 파는 분식점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이 음식점은 지난 2002년 12월 14일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 5일 전에 시장을 방문했을 때 국밥을 남김 없이 비웠다고 해 일명 '노무현국밥집'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20년이 넘도록 잊을만하면 정치인의 방문 소식이 전해져 온다.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 및 특상화 사업 유치로 침체 딛고 활로 모색
특히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전통시장 조성으로 관광객 유입에 주력하고 있다.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참여형 축제인 야시장 운영, 시장 내 대표 먹거리 상가 육성 및 먹자골목 활성화를 위한 요리대회 개최, 다양한 시장 체험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거점공간 운영, 상인 DJ를 통한 라디오 프로그램 운영이 대표적이다. 또 시장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상인총회, 고객관리지원단, 상인대학원, 기자단 등을 운영하며 상인 리더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구는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의 또 다른 공모사업인 '특성화시장 육성 사업'을 유치해 양동건어물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키워가고 있다. 또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노후 전기시설 개선 등 안전시설을 확충하고, 111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조성, 양동산업용품시장 고객지원센터 건립, 양동경열로시장 아케이드 구간에 증발냉방장치 설치 등도 추진하고 있다.
서구는 나아가 양동시장을 '서구 8경(만귀정, 금당산, 풍암호수, 서창들녘 낙조, 용두동지석묘, 양동시장, 운천사마애여래좌상, 5·18 기념공원)' 중 6경으로 선정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상인들도 친절한 서비스 제공 등으로 고객에게 확실한 믿음 주기 위해 안간힘
상인들도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체 상인의 50% 이상이 70~80대이지만, 이들은 '상인대학원' 교육을 통해 신선한 상품을 판매하고,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하며, 가격을 미리 고지하는 등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문의하는 고객이나 자신이 판매하는 물건이 아닌 다른 상품을 찾는 고객에게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등 '내가 우리 시장 안내사'임을 자임하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용목 상인회장은 "새벽에는 지역 소상공인을 상대로 양질의 제품을 도매가로 싸게 팔고 주간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소량·소포장 판매로 좋은 상품을 선보이며 광주 대표 시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형 매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에서 건물 신축을 지원하는 등 시대에 맞는 전통시장 육성 정책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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