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최고위원 지명과 가결표 징계가 주목받는 건 비명계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해서다. 비명계 조응천·윤영찬 의원 등이 언론을 통해 친명계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이 최고위원 하마평에 오르고, 가결 투표를 공개한 5명의 비명계 의원에 대한 징계 가능성에 대해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는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지지층이 노골적으로 비명계 축출을 요구하는 통에 이 대표의 결단에 따라 비명계가 내년 총선 공천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향방이 갈리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대외적으로 통합 메시지를 내지만 지근거리 의원들과 지지층의 요구에 떠밀려 결국 숙청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실제로 한 언론을 통해 이 대표가 징계를 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19일 친명계 정청래·박찬대 최고위원이 "절차를 미룬 것"이라고 즉각 부인했고, 전날 최고위원 하마평에 오른 박 전 구청장을 포함한 42명 전직 기초단체장이 친명계 의원들을 등에 업고 집단 출마선언을 했다.
하지만 친명계 한 중진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최고위원 한 자리가 공천을 좌우하는 것도 아니고, 전략기획위원장에 비명계 한병도 의원이 있고 원내대표도 색이 옅은 홍익표 의원이 있는 등 친명일색인 것도 아니다"며 "징계도 지도부 답변 요건인 5만명 이상 청원이 있으니 검토하는 것이고, 자객공천은 경선에서 경쟁하는 것일 뿐 국민 50%·당원 50% 룰이라 현역 의원을 인위적으로 밀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비명계 의원들이 공천이 불안하니 보장받으려고 이야기하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비명계에서도 언론에서 적극 의견을 피력하지 않는 의원들은 숙청설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전직 기초단체장들이 출마선언에 힘을 주려고 현역 의원들과 기자회견장에 나선 게 이상한 것도 아니고, 경선에서 경쟁하면 되는 것"이라며 "자객공천이나 징계로 비명계를 숙청하려 한다는 건 과도한 의미 부여"라고 일축했다.
다만 지명직 최고위원 인사에 대해선 에둘러 불만을 표했다. 이 의원은 "(비명계)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검토됐다가 서은숙 최고위원과 같은 영남이라는 이유로 배제됐다"며 "지역안배를 고려한 것일 텐데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원래 호남 몫으로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있던 자리에 충청의 박 전 구청장이 가는 건 호남 입장에선 서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친명과 비명 모두 최고위원 인선과 가결표 징계에 대해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지만, 23일 이 대표의 결정에 따라 계파갈등이 격화될 수 있는 것이다. 친명계 새 최고위원과 비명계 징계에 정치적 의미가 붙다 보면 지금은 과장이라 선을 긋는 자객공천설에 대한 불안도 증폭될 수밖에 없어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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