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 정부가 이스라엘에 자위대 수송기를 투입해 자국민 등 총 83명을 무료로 대피시켰다. 탑승객 중에는 한국인과 한국인의 외국인 가족 등 19명이 포함됐는데, 이달 14일 한국 정부가 자국 교민들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도 태워준 것에 대한 일본 측의 보답으로 추정된다.
20일(한국시간)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항공자위대 KC767 공중급유·수송기는 이날 새벽 일본인과 한국인 등 총 83명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웃 나라인 요르단까지 실어 날랐다. 탑승자 전원은 경유지를 거친 뒤 오는 21일 새벽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한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탑승자 83명은 국적별로 △일본인 60명과 이들의 외국 국적 가족 4명 △한국인 18명과 이들의 외국 국적 가족 1명이다.
일본 정부는 탑승 좌석에 여유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한국 측에도 한국 교민 탑승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러한 일본 측 배려가 지난 14일 한국 정부가 공군 수송기로 현지에 있는 교민 163명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 및 그 가족 51명을 무상으로 함께 이송시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피에 투입된 이번 자위대 수송기는 '3만엔(약 27만원) 유료 철수' 논란을 빚었던 기존 일본 정부 전세기와 달리 무료로 운항한다.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도 비용 부담은 없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5일 전세기를 이용해 자국 교민 8명을 이스라엘에서 아랍에미리트로 대피시킨 바 있다. 하지만, 전날 한국 정부는 그보다 더 많은 일본인과 가족 51명을 공군 수송기로 이송했다. 특히 일본 측은 전세기 탑승에 1인당 3만엔 지불을 요구해 일본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일본 정부는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해 무료로 항공자위대 수송기를 투입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위성은 항공자위대 소속 KC767 공중급유·수송기와 C2 수송기 등 총 2대를 요르단에, 다른 C2 수송기 1대를 자위대 거점이 있는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각각 파견해 이스라엘 내 일본 교민 대피를 준비해 왔다. 이중 C2 수송기 2대는 향후 수송에 대비하기 위해 계속 대기한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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