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전경찰특공대에서 폭발물 탐지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하던 경찰견 ‘럭키’(견종 마리노이즈)가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모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럭키는 지난 2015년 4월에 태어나 대전경찰특공대에서 200회 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찰견이다. 경찰특공대와 함께 주요 행사와 폭발물 신고 출동, 실종자 수색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럭키는 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주요 행사에서도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럭키는 특히 폭발물 탐지에서 두각을 나타냈었다고 한다.
아울러 럭키는 2017년 관세청장배 전국 폭발물탐지견 경진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고, 경찰특공대 전술 평가대회에서 매년 폭발물 탐지 및 수색견 운영 부문 3위 안에 들 정도로 우수한 기량을 뽐냈다.
그러나 럭키는 지난 6월 원인 미상의 종괴가 생기고서 앓기 시작하더니 지난달에는 급성 혈액암 전신 전이 진단까지 받게 됐다. 대원들은 럭키에게 생긴 병을 믿을 수 없었다고 한다.
럭키는 지속적으로 약물·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고 배변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피부욕창과 내출혈까지 더해 상태는 걷잡을 수 없이 나빠졌다. ‘더는 손쓸 방법이 없다. 럭키에게 고통만 남을 뿐이다’라는 수의사 조언에 특공대원들은 모두 뜨거운 눈물로 럭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임종을 지켰다.
대전경찰청은 지난달 25일 특공대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럭키 안장식을 엄수했다. 태극기로 감싼 럭키의 유해는 특공대원들의 경례를 받으며 특공대 사무실 앞에 묻혔다.
6년간 럭키와 손발을 맞췄던 핸들러 이상규 경사는 “워낙 쾌활하고 체력도 좋아서 사실 사고도 많이 치는 개구쟁이였다”며 “다른 개들과도 안 싸우고 대원들과 유대가 깊었다”고 떠올렸다.
럭키의 사연과 예우를 갖춘 안장식 영상은 경찰 내부망에도 공개됐다. 동료 경찰 100여명은 ‘국가를 위해 헌신해줘 고맙다’, ‘하늘에서는 아프지 마. 고생했어. 럭키’, ‘경찰견에 대한 예우에 눈물이 난다’, ‘럭키가 참 많은 동료의 사랑을 받아왔구나’ 등의 댓글을 남기며 럭키를 추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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