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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일교차 커지는 날씨, 허리 통증 주의보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1 06:00

수정 2023.10.21 06:00

날씨 추워지면 근육 긴장, 유연성 떨어져
[파이낸셜뉴스] #사내 배드민턴 대회에 참여한 이 씨(29세, 남)는 경기 중 넘어지면서 허리 통증이 생겼다. 준비운동 없이 격렬하게 움직인 탓에 생긴 근육통쯤으로 여기며 참아왔는데 허리통증과 왼쪽 다리에 생긴 저릿한 증상은 2주가 지나도록 지속됐다. 병원을 찾은 이 씨는 허리디스크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주부 최 씨(52세, 여)는 집안일을 할 때면 허리 통증으로 자신도 모르게 앓는 소리를 내곤 했다. 일을 많이 해서 생긴 통증이려니 여겼는데, 며칠 전 갑자기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꼼짝할 수가 없어 급하게 응급실을 찾아야 했고, 허리 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관절 100세 설계]일교차 커지는 날씨, 허리 통증 주의보

가을은 야외활동 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데, 이렇게 일교차가 커지고 쌀쌀한 날이면 평소 괜찮았던 허리가 유독 더 아플 때가 있다, 우리 몸은 날씨가 추워지면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고, 자율신경계 조절 기능을 떨어뜨리는데, 이로 인해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이 긴장되고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통증이 나타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통증질환으로 꼽히는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는 추간판이 돌출하거나 터져나오면서 신경을 압박해 허리나 골반, 다리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운동 중 외상 등 허리에 순간적인 충격이 가해지면서 급성 디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디스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할 수도 있다.
디스크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나 통증 없이 진행되는데 어느 순간 과부하로 인해 갑작스레 통증을 유발하며 허리 디스크로 진단을 받게 된다. 보통 요통과 함께 골반이나 엉덩이, 다리 통증이 함께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허리 통증 없이 다리 통증만 느끼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디스크 초기에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한데, 보존적 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비수술 치료법인 경막외 감압술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걸쳐 진행된 만성 질환의 경우는 단기간에 치료하기 쉽지 않다. 우선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과 함께 휴식으로 몸이 회복할 시간을 가진 뒤 허리와 척추의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약해진 부분을 보강해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때는 척추 내시경술로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침습적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절개가 아닌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출혈이 거의 없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이 크다.

허리를 삐끗해 갑자기 허리 통증이 생겼다면 안정을 취하고 충분히 휴식을 갖는 것이 증상의 악화를 막는 가장 좋은 응급처치다. 특정 동작에서만 허리가 아프고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완화된다면 단순 염좌나 근육통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엉덩이로 통증이 내려오고 허벅지, 엉덩이에 땅기고 저린 느낌이 들거나 기침을 할 때 허리 전체가 울리는 느낌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하는 것은 허리에 충격을 더해 허리디스크의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으므로 증상이 호전되기 전까지는 삼가는 것이 좋다.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척추를 잡아주는 등과 허리, 엉덩이 근육을 자극시키는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평소 편하게 걷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면 허리 주변 근육을 유연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민성훈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신경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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