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집값 허위 신고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당시 “주택 시세 조작을 주도하는 작전세력을 기획조사 끝에 적발했다”며 “반시장적 수단으로 시장을 파괴하는 행위는 반드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이 허위신고 전쟁 선포 일환으로 추진한 핵심 정책이 지난 19일부터 시행됐다. 골자는 단순 과태료 부과를 벗어나 징역형 등 형사 처벌을 할 수 있게 하는 것. 허위신고만으로 전과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집값 띄우기 허위신고... 이젠 ‘징역 살 수 있다'
지난 3월 3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 시켰다. 이 개정 법안은 지난 10월 19일부터 시행되게 됐다.
바뀐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집값 띄우기’등 허위 부동산 거래신고를 하는 경우 징역형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우선 거짓으로 거래신고 또는 거래 취소신고 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법이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허위 신고를 통한 '신고가 만들기'가 부동산 시장을 심각하게 교란하는 데도 제재 수단은 과태료 3000만원에 불과했다. 19일부터는 징역 또는 벌금형 형사처벌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시세 조작, 대출한도 상향, 탈세 목적으로 실거래가를 거짓으로 신고하는 '업·다운계약'에 대한 과태료 상한액이 부동산 취득가액 100분의 5에서 100분의 10으로 상향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교란행위신고센터 신고 대상을 기존의 집값 담합에 대한 신고 외에 허위신고 등을 포함한 불법 중개행위에 대한 신고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신고대상이 기존 7개에서 50개로 늘어난다. 주요 신고 대상은 공인중개사법 관련 △무자격 중개 △이중 거래계약서 작성 △중개보수 초과수수 △중개의뢰인과 직접 거래 △거짓거래 완료 △시세보다 높은 표시·광고 강요 등이다.
여전한 수상거래...집값 교란행위 사라지나
이런 가운데 수상한(?) 거래는 여전하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아파트 거래신고 건 중 미등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아파트를 매입한 뒤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지 않아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례가 200건 이상 발생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집값 급등기'로 불렸던 2020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아파트를 매매한 후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지 않은 사례는 총 1만392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허위신고 8건 △계약해제 미신고 173건 △등기신고 지연 25건 총 206건이 과태료 행정처분을 받았다. 세무서 통보 등 기타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는 60건이다.
국토부가 2021년 1월부터 올 2월까지 전국에서 이루어진 아파트 거래 중 의심거래 1,086건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사정은 비슷하다. 조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541건에서 의심 정황이 적발됐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19일부터는 허위 신고 및 거래 취소 등 수상 거래에 대한 처벌이 강화 됐다"며 “시장 교란 거래가 예전보다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을 교란하는 거래를 가려내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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