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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지난 '7인의 탈출', 無맥락·高자극 속 부진은 계속…왜 [N초점]

뉴스1

입력 2023.10.21 06:00

수정 2023.10.21 06:00

'7인의 탈출' 포스터
'7인의 탈출' 포스터


사진 제공=SBS '7인의 탈출' 포스터
사진 제공=SBS '7인의 탈출' 포스터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PD의 신작 '7인의 탈출'은 미성년자 출산, 원조교제, 폭행, 양부 근친, 가짜뉴스 유튜버, 마약 등 수많은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반환점을 지난 현재까지도 인기몰이에는 성공하지 못한 모습이다.

17부작인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오준혁/제작 스튜디오S·초록뱀 미디어)은 지난달 15일부터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7인의 탈출'은 사람들의 거짓말과 욕망으로 한 소녀가 사라지고, 여기에 연루된 7명의 악인들의 생존 투쟁을 그린 피카레스크(악인이 주인공인 드라마) 복수극이다. SBS에서 큰 인기를 끈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이끌었던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PD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 20일 9회를 방송하며 절반 이상을 방영했음에도, 시청률 및 화제성 면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7인의 탈출'은 1회부터 금라희(황정음 분)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고등학생인 딸 방다미(정라엘 분)를 학대하는 장면이 담겼다. 또한 고등학생인 한모네(이유비 분)가 원조교제를 하고 학교에서 출산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금라희는 돈을 위해 친딸 방다미를 이용하고, 방다미는 양부 이휘소(민영기 분)와 근친 관계라는 루머에까지 휩싸였다. 여기에 민도혁(이준 분)의 가족이 그의 눈 앞에서 살해당하는 등 살인미수, 마약 등 극 초반부터 자극적인 소재가 주를 이뤘다.

그간 김순옥 작가는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펜트하우스' 등에서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나름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시청률 면에서도 큰 성공을 이뤄냈다. 하지만 '7인의 탈출'은 자극적인 소재에 대한 비판만 이어질뿐 인기를 견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7인의 탈출' 시청률은 1회 6.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해 지난 8회까지 6~7%대에서 머물렀다. TV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한 TV-OTT 종합 화제성 부문에서도 방송 1·2주차에는 1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2위, 5위, 6위로 점차 떨어졌더니 최근 집계된 6주차에서는 8위까지 내려 앉았다.

'7인의 탈출'은 인물간의 서사가 쌓이고 시청자들이 몰입하기도 전에, 강한 소재들과 갈등이 이어지며 몰입도를 떨어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강력한 수위가 특징인 막장드라마에서도 위기로 가기 전까지 서사와 캐릭터 등의 빌드업 과정이 중요한데, '7인의 탈출'은 1회서부터 개연성이 부족한 고수위 악행이 쉼없이 이어지며 몰입도를 떨어트렸다"라며 "그뿐만 아니라 자극 오남용으로 시청자들의 무감각을 초래했다"라고 밝혔다.

'펜트하우스'의 큰 성공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배우 엄기준(주단태 역), 신은경(강마리 역), 윤종훈(하윤철 역)이 그대로은 '7인의 탈출'에서 각각 차주란 역, 양진모 역, 매튜 리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주로 악에 받힌 갈등과 과장된 연기가 대부분인 '7인의 탈출'에서 엄기준, 신은경, 윤종훈 세 배우는 이전 작품 속 캐릭터들과 크게 다른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7인의 탈출'이 신선함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7인의 탈출' 부진과 관련해 "줄거리 속 막장 소재가 개연성이 부족하고, (시청자) 수용 한도를 넘어섰다"라며 "그 전 김순옥 작가의 작품은 답답함이 풀리기도 하고 주는 메시지도 있어 욕을 하면서도 봤는데, '7인의 탈출'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수위 소재만 밀고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일종의 막장이라고 해도 몇가지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강강강강'으로 자극점만 강해지고 서사가 쌓이지 않고 있다"라며 "캐릭터 몰입감이 생겨야 시청자들이 동조해서 보는데, 주변 인물의 파탄 이야기로 강한 자극만 계속되고 있다"라고 평했다.

'7인의 탈출' 속 맥락 없는 고수위 소재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적도 계속됐다. 지난 20일 오후 기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7인의 탈출' 관련 민원은 79건 접수됐다. 방심위 측은 "내용 검토 후 방송심의소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인의 탈출' 공식 누리집 시청자 게시판에도 극 중 자극적인 장면과 소재를 비판하는 내용의 의견이 다수 게재됐다.

한편 '7인의 탈출' 제작진은 자극적 소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5~6회, 9회 등 특정 회차를 19세 이상 시청가로 시청 등급을 조정했다.


시즌제를 기약한 '7인의 탈출'은 내년 상반기 방송 예정인 시즌2부터는 주동민 PD 대신 시즌1을 함께 한 오준혁 PD가 연출을 맡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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