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추위'에 중청대피소에는 이날 올가을 첫눈도 내렸다. 강원 화천군 광덕산에서도 올가을 첫눈이 관측됐다. 북쪽에서 기압골이 내려오면서 이날 아침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 빗방울이 좀 떨어졌는데 기온이 특히 낮은 높은 산지에서는 빗방울이 눈으로 변한 것이다. 대전과 경북 안동에서는 올가을 첫서리가 관측됐는데 작년과 비교하면 각각 이틀과 사흘 늦었지만, 평년에 견줘서는 일주일과 사흘 일렀다.
이날 대부분 지역이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아침을 맞았다. 전국적으로 아침 기온은 0~11도로 11월 초순 수준이었다. '추위'의 원인은 중국 상하이, 우리나라 기준으론 서쪽에 있는 고기압이다. 북반구에서는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우리나라 서쪽에 자리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북서쪽에서 찬 바람이 불어 들고 있다. 고기압 영향권에 놓여 간밤 하늘이 맑았던 점도 이날 아침 추운 이유다.
하늘에 구름이 없으면 밤사이 복사냉각이 활발히 이뤄진다. 복사냉각은 '들어오는 복사에너지보다 나가는 복사에너지가 많아 온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당연히 햇볕이 내리쬐는 낮에는 복사냉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밤에도 구름이 있으면 복사냉각이 덜 이뤄지는데 지표면 열이 대기로 빠져나가는 것을 구름이 막아주고 구름에서 복사에너지도 좀 나오기 때문이다. 맑은 날엔 건조한 점도 복사냉각을 부추긴다. 대기 중에 수분이 있으면 열을 붙잡고 있는데 건조한 날은 그런 일이 없다. 기온이 급락했고 바람이 거센 점은 추위를 더 심하게 느끼게 한 요인이다.
서울의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오전 4시 9분 기록된 5.9도였다. 전날 아침 가장 낮았던 기온(10.1도)보다 4.2도나 낮았다. 양일 오전 7시 기온을 비교해도 이날은 7.7도, 전날은 10.5도로 3도가량 차이가 났다. 전국적으로는 아침 기온이 하루 새 3~8도나 떨어졌다.
보통 풍속이 1㎧ 오르면 체감온도는 1.6도 정도 내려간다고 한다. 기상청 계산식으로 계산해보면 기온이 10도이고 풍속이 5㎧일 때 체감온도는 7.6도이고 같은 기온에서 풍속이 10㎧이면 체감온도는 6.2도에 그친다.
기상청은 서해안·전남남해안(일부)·제주에 이날 오전까지 순간풍속 시속 70㎞(산지는 시속 90㎞) 이상의 강풍, 나머지 지역에 순간풍속 시속 55㎞(산지는 시속 70㎞) 안팎의 거센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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