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與, 혁신위 구성 난항에 힘받는 비대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2 18:16

수정 2023.10.22 18:16

김기현 2기 민심 회복 고군분투
"보선 패배 책임자가 쇄신은 모순"
당내 회의론 속 김한길 역할론도
국민의힘 김기현 2기 지도부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이후 조직 정비와 민심 회복을 위한 고강도 쇄신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당은 고위당정협의회를 주1회로 정례화하고, 정쟁 현수막 철거하는 등 정쟁 대신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김기현 체제가 쇄신의 키워드를 주도적으로 잡고 실질적인 조직정비에 나설 수 있을 지에 대한 당내 회의론은 여전한 실정이다. 회의론 배경에는 김 대표가 대통령실과 각별한 사이인데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의 책임자로서 당 쇄신작업을 이끄는 건 모순이라는 주장이 깔려 있다. 또 김 대표가 쇄신의 첫 화두로 띄운 혁신위원회 구성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혁신위 수장과 권한 설정이 향후 김 대표 체제의 순항 여부를 가늠할 잣대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김기현 2기 지도부는 당 이미지를 민생과 혁신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먼저 당은 전국의 정치 혐오를 조장하는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고 정쟁 소지가 있는 TF를 정리하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과 격렬하게 논평 전쟁하는 분위기를 바꾸자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당은 그간 더불어민주당의 정부여당 공세에 맞서 맞대응 성격의 메시지를 내왔는데 앞으로는 직접 대응을 피해 정쟁의 색깔을 빼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 관계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민생과 동떨어진 정책을 편다면 당이 먼저 바로잡고, 정책 의제를 당이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1회 고위당정협의회 개최도 당이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출신·비윤(비윤석열계)·70년대생 삼박자를 갖춘 유의동신임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정책 의제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쇄신 시도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에 대한 회의론은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신임 사무총장에 대구·경북 출신이자 친윤인 이만희 의원을 앉힌 데 이어 혁신위원장 인선에 난항을 겪으면서다. 지도부에선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비윤계 하태경 의원 등이 거론됐으나 김 대표는 후보로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혁신위 출범 전부터 이러한 비판을 직면한 가운데 일각에선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도 거론된다. 혁신위가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는 것도 비대위 체제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에 김 대표 체제의 지속 여부는 결국 혁신위의 성공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오는 23일 혁신위원장 발표를 목표로 원외 인사를 물색 중이다.
당내 영향력을 갖춘 동시에 중도층을 사로잡을 인사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적합 조건으로 안정성보단 혁신 의지에 방점을 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혁신위 권한을 두고도 이목이 쏠린다.
내년 4월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혁신위에 공정한 공천 룰 설정에 있어 전권을 부여할 것이냐의 문제다.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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