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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먹다가 발견한 전립선비대증..'이 증상' 있다면 주의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4 08:00

수정 2023.10.24 08:00

전립선비대증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
가늘어진 소변줄기, 잔뇨감이 주증상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유로리프트와 홀렙수술이 대표적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

[파이낸셜뉴스] 전립선비대증은 만성질환으로 천천히 진행돼 평소에는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 겨울철에는 감기약 복용으로 전립선비대증을 발견하거나 증상이 심해질 때가 있다. 시중에 파는 상당수의 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 성분과 에페드린 성분이 방광근의 수축을 방해하거나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요도를 조이기 때문이다.

노원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준호 교수는 24일 "기온변화가 심한 환절기에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감기약을 복용하고 증상이 악화되거나 아예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찬 채로 배출되지 않아 외래나 응급실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당수의 감기약에 요도를 조이거나 방광의 수축력을 약화시키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 전립선 비대 증상이 있는 사람은 평소보다 소변 보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립선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커지는데 60대에서 60%, 70대에서 70%, 80대에선 80%의 남성에서 전립선비대증이 발견된다. 전 세계적으로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계속 증가 추세다. 실제로 국내 건강보험 청구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 따르면 2012년 인구 10만 명당 1만847명이었던 전립선비대증이 2016년 2만3552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식생활의 서구화, 노령인구 증가,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로 인해 전립선 가운데 위치한 요도가 좁아져 배뇨 시 힘이 들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배뇨 후에도 잔뇨감을 동반, 방광을 자극해 자주 소변을 보거나 심한 경우 전립선 혈관이 충혈돼 배뇨 시에 피가 나오기도 한다.

전립선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요도가 좁아져서 생기는 소변 배출에 어려움을 느끼는 증상으로 △배뇨 후 잔뇨감 △소변 줄기가 끊어짐 △약한 소변줄기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고 힘을 주어야 나온다 등이 있다.

두 번째는 방광의 자극 증상으로 △배뇨 후 2시간 이내에 다시 소변이 마려운 현상 △소변이 마려울 때 참기 힘든 현상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깨는 현상 등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진단은 항문에 직접 손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고 상태를 검사하는 직장 내 수지검사와 직장 초음파 검사로 진단한다. 초음파 검사는 전립선의 크기, 모양, 음영 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소변 줄기의 이상 유무 및 증상의 경중을 구분하기 위해 요속 측정기 및 잔뇨 측정을 통해 치료 전 배뇨기능의 상태와 치료 후 증상의 호전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만약 직장 내 수지검사를 통해 전립선을 만졌을 때 돌출되고 딱딱하게 만져지는 경우는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때는 전립선암의 종양지표로 사용하고 있는 혈액 내 PSA 수치를 측정해 전립선암 여부를 결정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로 나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하고,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서는 대부분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법을 고려한다.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법 중 대표적인 것이 유로리프트와 홀렙수술이다.

환자들이 수술 후 발기능 저하, 성욕 감퇴와 같은 부작용을 걱정하는데 전립선 전체를 제거하는 전립선암 수술과는 달리 발기에 관련된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 보험적용이 되며, 특히 일반적으로 수술 후 3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복귀할 정도로 회복도 매우 수월하다.


이 교수는 “감기약도 중요한 원인이지만 그 밖에 추운 날씨나 과도한 음주도 전립선을 붓게 하거나 방광에 무리를 줘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따라서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외부활동 시 낮은 기온에 대비하고 음주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고, 50대 이상의 남성의 경우 평소 전립선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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