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스크관리학회서 제언
생보사와 손보사 사업 리스크 차이로 전이 우려
생보사와 손보사 사업 리스크 차이로 전이 우려
[파이낸셜뉴스]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겸영하고 있는 '제3보험' 도입 20주년을 맞아 생보사와 손보사의 겸영 확대에 따른 사업리스크를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과 의료기술이 진화하면서 생보사와 손보사가 제3보험을 포함한 겸영을 지속하면 경영리스크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으로, 생보사와 손보사의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른 경영 리스크를 분석해 사전에 관리하자는 조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원대 남상욱 교수는 지난 20일 한국 리스크관리학회가 '보험회사의 중장기 전략과 리스크 관리'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생보사와 손보사의 상품 포트폴리오 편성이 실제 경영 리스크를 어느 정도 키우는지 먼저 치밀하게 분석해 문제 발생 소지를 사전에 찬찬히 살필 가치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남 교수는 "한국은 생보사와 손보사의 본체 겸영으로 업종 간 취급 상품과 관련한 갈등 요소 내재돼 있고, 제3보험 겸영 뿐 아니라 손보사 장기보험, 생보사 실손보험 취급 등이 매우 특이한 형태로 운영되며 이는 보험 이론 측면에서 근거가 희박하다"면서 "업종, 상품별 리스크, 리스크 전이 가능성 등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점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962년 보험업법 제정 당시 생보사와 손보사의 겸영은 금지됐다. 이는 한국 보험업법이 지난 1900년에 동일회사 내 생 손보 병행 금지를 규정한 일본 보험업법의 영향을 받아 제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971년 상해보험을 시작으로 1978년 질병보험에 대해 단계적으로 겸염을 허용했고, 지난 2003년 8월 보험업법을 개정해 제3보험을 규정하면서 생보사와 손보사의 겸영을 사실상 허용했다. 제3보험은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질병, 상해, 또는 질병상해로 인한 간병을 보장하면서 사람의 신체를 보험 대상으로 하는 생명보험과 의료비 등 실제 손해에 대한 보상을 하는 손해보험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제3보험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겸영 금지 원칙에 예외가 점차 늘어나면서 생보사와 손보사가 가진 각각의 리스크가 서로 전이될 위험성이 커졌다고 학계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 교수는 "보험 기간의 차이로 자산운용의 방향도 달라 최소한 사업 간 리스크 전염을 막아야 하는데 방화벽이 온전하지 않다"면서 "분리계정으로 회계, 자산 분리에 따른 투명성 확보가 가능하더라도 종목별로 파산 위험이 전이되는 등 원천적으로 리스크를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이어 "업종 고유의 상품 포트폴리오가 기형화될 수 있고, 소모적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 소위 제살 깍기가 초래되는 등 보험업 전체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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