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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진정한 주주친화 시장으로 가는 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3 18:30

수정 2023.10.23 18:30

[테헤란로] 진정한 주주친화 시장으로 가는 길
배당액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배당 선진화 개선방안이 금융당국 주도로 진행됐다. 기존에는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 기준일이 동일했지만 앞으로는 배당액을 먼저 확정해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복안이다.

코스피200기업 가운데 표준정관을 채택한 것으로 파악되는 기업은 전체의 27%다. 기존 분기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까지 합하면 전체의 33%가 배당 기준일의 변화가 가능하다. 지난해 말 배당금 기준으로는 배당 기준일의 변화가 가능한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 규모가 전체의 60%를 웃돈다.


코스닥150의 경우 개정된 정관을 채택한 기업이 전체의 14%, 배당금 규모로는 9%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코스닥150 구성기업의 배당절차 개선 채택이 낮은 편이다.

배당은 주주들의 권리인데도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 비중은 항상 낮았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가 배당을 하지 않거나 배당 비율을 낮추면 단기적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결국 중장기적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미국증시는 철저하게 주주친화적이다. 때로는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것이 이익을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보다 더 중요시될 때도 있다. 실제 미국의 실업률을 보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한국 실업률은 매년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올해와 같이 국내 증시가 대외환경에 휘청일 때면 금융당국의 배당 선진화 방안이 큰 버팀목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다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말처럼 제도개선만으로 시장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불충분하다. 제도개선에 대해 시장이 공감하고 행동으로 이어질 때 진정한 주주친화적 시장으로 변할 수 있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배당절차 개선방안 이행을 위해 상장사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3월 기준 전체 상장사의 26%에 해당하는 636곳이 2024년부터 개선될 배당절차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광범위한 제도개선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건의도 있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개선에 대한 시장 이해도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증시를 위한 건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당연했던 주주들의 권리가 다시 바로 설 때 우리 증시의 건전성이 높아질 수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증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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