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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사우디 전방위 협력 타결, 경제 위기 돌파구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3 18:30

수정 2023.10.23 18:30

尹 사우디 국빈방문, 21조 계약 체결
원유 비축, 자동차 공장 설립 등 합의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가 22일(현지시간) 약 21조원 규모의 계약과 51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해 체결한 39조원 규모의 MOU 및 계약과는 별개로, 합치면 60조원에 이른다.

사우디는 국제유가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걸프협력회의(GCC) 좌장국가로 오일달러를 앞세워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와는 2030년 엑스포 유치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올해는 우리 근로자들이 사우디에 진출한 지 50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양국 건설협력 50주년 행사도 열린다.
앞서 지난해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때 양국 관계는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됐다.

이번에 성사된 계약 중에는 530만배럴 규모의 원유 공동비축, 5만대 규모의 현대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등이 포함돼 있다. 원유 공동비축 합의로 우리는 국제유가 급변기에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디지털·의료·로봇·스마트팜·관광·뷰티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수소 수출국이 목표인 사우디와 수소차·연료전지 등 수소사업의 선도국인 한국의 협력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제조업 중심으로 바꾸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열어가는 중인 사우디로서는 첨단 산업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과의 협력이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양국의 협력은 앞으로 더 확대될 여지가 많다. 사우디는 네옴시티라는 5000억달러 규모의 거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우리 기업이 1차 입찰에 참여한 것은 250억달러 정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분쟁 중에 위험을 무릅쓰고 방문을 강행, 큰 성과를 얻어낸 윤 대통령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이번 방문에는 삼성·현대차·한화·GS 등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경제인이 130명이나 동행해 계약을 체결하고 현장을 돌아봤다. 다만 계약과 MOU 체결이 실행에 옮겨지도록 정부와 기업은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때의 계약은 벌써 60% 넘게 실행되고 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우리에게 중동은 1970년대에 이어 또 한번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는 최근 아랍권 첫 자유무역협정의 하나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타결했다. 또 하나의 중동 강국 카타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제2의 중동붐은 난관에 봉착한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중국 경제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신냉전 시대가 시작되면서 높은 중국 의존도가 반대로 한국 경제에 독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급망 확대, 경제협력을 위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나서야 한다.
동남아시아, 인도와 함께 중동은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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