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5% 여파 투심 냉각
전쟁 등 악재 겹치며 침체 불가피
외국인 2600억원 가까이 순매도
미국 국채금리 5% 여파에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2400선을 밑도는 등 침체기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고금리라는 악재를 이겨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쟁 등 악재 겹치며 침체 불가피
외국인 2600억원 가까이 순매도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6% 하락한 2357.02에 거래를 마쳐 2거래일 연속 2400선 아래에 머물렀다. 코스닥지수는 0.74% 하락한 763.5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584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1651억원, 708억원의 순매수로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주 글로벌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돌파한 이후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는 분석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이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도 반대매매 우려를 일으키며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약세를 보인 주요 원인은 금리"라며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한 반대매매 매물의 출현 등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의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금리에 수출경기 회복 지연, 환율 불안정성, 이스라엘-하마스전쟁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주 발표되는 3·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 경제지표에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냉각되는 국면임을 고려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경제지표나 이벤트를 마주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측면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GDP나 PCE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채권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금리 급등세를 또 다시 만들어내고, 이는 증시에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금리, 수출 경기 회복 지연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연초에 비해 현재 지수가 플러스 구간이기 때문에 순환적 침체, 고금리 부담 등을 고려하면 더 하락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장기화가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익 성장세가 확실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금 흐름이 원활해야 향후 고금리 부담을 이겨낼 수 있어서다.
이재선 연구원은 "현금성 자산이 많아야 고금리 상황을 버텨낼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이익 전망치 상향이 확실한 종목들이 방어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반도체, IT 업종의 가격 모멘텀이 빠르면 올해 연말, 내년 상반기에는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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