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DSR 67% '11년來 최고'
1인당 대출금액 1억6764만원
가계 이자비용 월13만1000원
취약차주가 번 돈에서 갚아야 할 빚의 비중이 67.1%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번 돈보다 갚아야 할 빚이 더 많은 차주는 31만명으로 3년 만에 약 3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의 부실채권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채무재조정 지원 등 정부의 맞춤형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인당 대출금액 1억6764만원
가계 이자비용 월13만1000원
23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한국은행의 '취약차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구간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의 평균 DSR은 67.1%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금리가 치솟았던 2012년 3·4분기 이후 최고치다. 3년 전인 2020년 2·4분기(62.3%)에 비해서는 4.8%p 오른 수준이다.
주거비, 통신비 등 최소생계비를 고려하면 이미 한계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업계에서는 통상 DSR 70%를 넘기면 한계차주라고 본다. 이에 해당하는 취약차주만 48만명이다.
번 돈에 비해 갚아야 할 빚이 많은 이들은 31만명에 달했다. DSR 100% 이상인 차주 수는 31만명으로 3년 만에 약 3만명이 늘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1억6764만원으로 전체 취약차주 1인당 평균대출금 7523만원의 2배를 웃돈다.
빚 부담은 커져 가지만 주머니 사정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여윳돈)은 38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4만3000원)보다 2.8% 줄었다. 이는 해당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6년 이후 17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고금리에 이자부담이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2·4분기 가계의 이자비용은 월평균 13만1000원으로 전년동기(9만2000원)보다 42.4% 증가했다.
DSR 비율이 높은 취약차주가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햇살론 등 취약차주를 위한 정책서민금융을 강화하고 채무재조정을 통해 부실이 전이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2·4분기 기준 취약차주 대출잔액은 95조2000억원으로 가계대출 총액의 5.2%, 차주 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6.4%를 차지한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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