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강연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김대식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23일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동주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I월드 2023에서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달로 올해가 지적 노동 대량생산 시대의 첫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생성형 AI는 대화, 이야기, 이미지, 동영상 등 새로운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고성능 AI 분야다.
특히 국내 대표적 AI 전문가인 김 교수도 챗GPT 출현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대화형 AI가 공개됐지만 성능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며 "하지만 챗GPT에 질문을 했을 때는 대화가 너무 잘돼 깜짝 놀랐다"고 했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30일 오픈AI가 공개한 대화형 AI 서비스로 딥마인드의 알파고 이후 글로벌 AI산업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그는 "챗GPT는 공개된 지 2개월 만에 월간 이용자 수가 1억명을 넘었는데, 틱톡이 같은 수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걸린 시간이 9개월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것"이라며 "그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와의 '대화'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데이터에 인간이 접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 간의 대화는 아니지만 AI와의 막연한 질문과 응답을 통해 질문의 수준을 올리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몰랐던 사실을 발굴하고 채굴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생성형 AI 투자 방향의 전환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19세기 러시아 소설가 톨스토이가 1200장짜리 '전쟁과 평화'라는 소설을 쓰는 데 걸린 시간이 6년"이라며 "만약 우리가 톨스토이한테 최첨단 노트북을 사준다고 해도 그 소설을 6분 만에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AI 투자는 '좋은 노트북 지급'에 맞춰져 있어 헛된 투자를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우리가 현재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전체의 10분의 1도 안 된다"며 "90%는 우리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데이터라 질문도 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유일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정보 이론적인 관점에서의 대화"라며 "생성형 AI 시대에는 데이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미희 팀장 김만기 김동호 구자윤 최종근 김준석 김준혁 권준호 임수빈 홍요은 기자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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