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전이 '다각적 작전'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23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가자지구를 장악한 무장정파 하마스가 7일 이스라엘 기습 침공 당시 그랬던 것처럼 이스라엘도 육해공 3면으로 가자지구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21일 트럭 20대 분량의 구호물자가 전달된 뒤 소규모 구호물자 전달만 가능한 라파통로를 통해 이날 트럭 20대 분량의 구호물자가 다시 가자지구로 들어갔다.
한편 미국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압력 속에 가자지구 지상전을 늦추는지에 대해 논평을 거부해 사실상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3면 입체 작전
CNN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동영상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현재 하마스를 '공중, 지상, 그리고 해상'에서 압박하는 '다각적 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갈란트는 이날 아슈도드 해군기지를 방문해 해군작전계획을 평가했다면서 다비드 사르 살라마 해군중장과 함께 이스라엘 남쪽 국경 해안을 돌아봤다고 밝혔다. 남쪽 국경은 가자지구와 맞닿은 곳이다.
그는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조만간 있을 작전에 대비 상태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
트럭 20대, 구호물자 전달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20대가 라파통로를 통해 가자지구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트럭 10대에는 유엔이 제공하는 물과 식량, 의약품 등이, 나머지 10대에는 이집트 적색초승달이 지원하는 물품이 실렸다고 OCHA는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21일 트럭 20대 규모의 구호물자 전달 뒤 다시 통로를 닫는다고 밝혔지만 22일 14대 물량이 추가로 지원돼 모두 34대 트럭 분량의 구호물자가 라파지구로 전달됐다. 23일에는 트럭 20대가 다시 라파통로를 통해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그러나 비록 구호물자 전달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이는 7일 하마스의 기습 이전 하루 평균 공급물량의 4%에도 못 미치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전쟁에 사용할 수도 있는 연료는 이날도 구호물자 전달 품목에서 빠졌다.
연료 부족은 가자지구 보건상황을 더 심각한 지경으로 몰고 갈 전망이다.
가자지구 최대 구호기구인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사업기구(UNRWA)는 앞으로 이틀 안에 보유 연료가 바닥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가자지구 내에서 정수된 물을 더 이상 공급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 가자지구에서는 오염된 물을 마신 주민들이 설사에 시달리고 있다.
아울러 이는 빵도 만들지 못하고, 병원도 가동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UNRWA는 경고했다.
백악관, 이스라엘 지상전 연기 압박 '노코멘트'
미국 백악관은 미국의 압력으로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늦추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어떻게 작전할지는 이스라엘국방군(IDF)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일"이라면서 "미국은 이 문제에 관해 IDF에 지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이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배후에서 미국이 미국인 인질 구출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늦추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CNN은 앞서 22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더 많이 빼내고, 가자지구 지원도 계속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미 정부 관계자는 이날 IDF로부터 미국인 인질 상당수가 아직 살아있으며 가자지구에 발이 묶여 있다는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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