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서른이라는 시간을 맞은 배우 유승호(30)가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한 '정변의 아이콘' '잘자란 아역'에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수식어의 변화를 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배우 유승호가 취재진들과 만나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거래'(극본 홍종성/연출 이정곤)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거래'는 우발적으로 동창을 납치한 두 20대 청년의 10억 납치극을 다룬 범죄 스릴러 드라마로 지난 6일 처음 공개됐으며, 오는 27일 8부작 전편 공개를 앞두고 있다. '거래'에는 배우 유승호, 김동휘, 유수빈 세 배우가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유승호는 극 중에서 납치극의 키를 쥔 핵심 인물 이준성 역을 맡았다. 이준성은 고교 시절 축구 유망주로 주목받았으나 꿈이 꺾인 후 사채에 쫓겨 입대한다. 전역 후 새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늘어난 도박빚에 절망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고, 고교 친구 재효(김동휘 분), 민우(유수빈 분)과 우발적으로 납치극에 휘말린다.
유승호는 지난 2000년 드라마 '가시고기'로 아역배우로 데뷔해 영화 '집으로' '돈 텔 파파' '마음이'부터 '4교시 추리영역' '공부의 신' '무사 백동수' '보고싶다' '리멤버-아들의 전쟁' '군주-가면의 주인' '메모리스트' '꽃피면 달 생각하고'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아역배우 정변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1993년생으로 올해 30세를 맞이한 유승호는 이번 '거래'를 통해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20대 청년 준성으로 분해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거래'에 합류하게 된 이유가 있나.
▶감독님이 '거래'를 제안했을 때 새로웠다. 이미지를 변화시켜서 도전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은 알고 있다. 일단 극 주제가 굉장히 흥미로워서 빠른 시간에 선뜻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호흡을 맞춘 김동휘, 유수빈 배우 중 가장 대선배인데 현장에서 어떤 역할이었나.
▶무게잡는 것이었다. 하하. 농담이다. 제가 가장 애매한 포지션이었다. 제가 주어진 것을 열심히 했다. 성격 탓이긴 한데 연기할 때 제가 먼저 건의한 것보다 건의한 것을 들어서 나만의 방식으로 풀기를 원한다. 상대가 편해야 나도 편하게 나온다. 듣고 많이 따라하려는 포지션이었다.
-최근에 영화 '집으로'를 봤다고 했는데 어땠나.
▶'집으로'는 작품이 워낙 흥행과 이슈가 잘돼서 아직까지 '집으로' 때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계신다. 스무살때는 그 모습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면 피했던 것도 있다. 요즘 보면 나의 소중한 작품이고 가끔 보다보면 '너무 귀엽다' 라고 말할 정도로 예쁜 추억으로 남아있다. 시간 갈수록 '집으로' 이야기 듣는 게 좋을 때가 있다. 연기도 어릴때는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해서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을 때도 있는데, 지금은 생각을 비우고 지금 당장 작품, 역할에 집중하고자 했다.
-'거래'를 촬영하면서 부끄러웠던 장면이 있었다고.
▶욕하는 장면이나 흡연 신이 카메라 앞에서는 처음이어서 부끄러운 장면이다. 욕하거나 흡연하는 장면에서는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터미널에서 담배를 피면서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이 첫 장면인데, 이상하게 카메라 보일 정도로 손을 심하게 떨었다.
-흡연 신, 욕하는 신 손떨린 이유가 있나.
▶카메라 앞에서 그렇게 한게 처음이어서 긴장했다. 어떻게 비춰질까. 혹은 TV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데 어색해 보이면 어쩌지 걱정했다. 담배를 잘 피우고 싶고 욕도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서 긴장했다. 저는 흡연자였다가 이번 작품 때문에 담배를 끊었다.
-서른을 맞이하면서 나에게 찾아온 변화가 있다면.
▶서른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직접적인 변화는 없지만 마음이 이상했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원래 사람 만나는 데 긴장을 많이 했다. 많이 떨다보니 혼자있는 것을 좋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 편하자고 나 좋은 것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안해본 것도 해보면, 내가 무언가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새 도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와 조금은 반대되는 것을 부딪혀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YG라는 회사도 만나서 해보고 싶다고 했고, 홍보적인 측면에서도 도전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내고 싶었다.
-30대를 맞아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30대를 맞이하면서 사소한 것에서부터 변화를 주기로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 같이 먹기, 이런 것들이다. 다른 분들게 쉬운 일이기는 하지만 저에게는 엄청나게 큰 도전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안해본 것들을 계속 도전할거다. 그래서 나의 30대를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YG로 이적한 이유가 따로 있나.
▶저의 상상 속에서는 YG는 배우보다도 가수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찾아보니 배우들이 많이 있었다. 이분들이 계속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뭘지 궁금했다. 나와 다른 결의 회사인데 그런 분들과 일을 하면 다른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배우 담당하는 스태프 분들은 저의 성향을 잘 이해해주고, 케어를 잘 해주시는 것 같다.
-'거래'의 준성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로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준성이가 극중에서 요즘 말로 고구마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준성이가 어쨌든 납치극을 최대한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준성이가 정말 잘 해결하려고 했던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너로서는 최선이었고, 정말 잘 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극 중에서 거친 액션이 많은데 어땠나.
▶저희가 한 액션이 멋지게 합을 맞춰서 딱딱 떨어지는 게 아니고 밀고 당기고 힘을 주는 액션이었다. 에너지가 정말 많이 필요했다. 재효 집이 세트인데 굉장히 비좁았다. 장비 카메라 다 들어가있고 배우들이 액션을 하다보니, 한겨울에도 세트 안은 뜨겁고 더웠다. 액션을 하다보니 숨이 금방 찼다. 최대한 그럴듯하게 액션을 하려고 했는데 공간적 제약이 많았다.
-'잘 자란 아역', '정변의 아이콘' 이라는 수식어는 여전히 들어도 어떤가.
▶예전에는 그 부분이 어색하고 이야기를 듣는 게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을 안해봤다. 연기를 잘해서 새 수식어를 만들고 싶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