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까지 수사 대상에 오르며 내부적으로도 혼란스런 분위기다. 최악의 경우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경영진 공백으로 카카오의 각종 인수합병(M&A) 및 미래 핵심 사업 추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재현 CIO구속에 김범수 센터장까지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전날 오전 10시 김 센터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이날 오전 11시40분께까지 약 16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김 센터장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만 답했다. 앞서 특사경은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 등 3명에 대해서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배 CIO는 구속됐다.
금감원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하이브와 SM 경영권 인수 경쟁 당시 2400억원을 투입해 SM 주식을 대량 매수하는 등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는지 살펴보고 있다. 주요 쟁점은 카카오 측이 사모펀드 운용사와 결탁해 SM 시세조종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김 센터장이 관련했는지 등이다.
금감원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의 연관성을 파악 중이다. 하이브 공개매수 마지막 날 원아시아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는 특정 창구를 통해 SM 주식을 대량 매집했다. 금감원은 김 센터장이 시세조정을 직접 지시했거나 보고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하이브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카뱅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번지나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대주주(한도초과보유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27.17%를 보유한 대주주다. 시세조종 처분이 현실화 돼 김 센터장 개인이 아니라 카카오 '법인'에도 적용된다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돌파할 내부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된다. SM과 시너지가 예상된 글로벌 콘텐츠 사업 등도 공동체 투자총괄책임자가 구속된 상황에서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계열사별로 각자도생이 가속화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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