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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상장리츠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안전한 대체투자처로 각광받았으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국채금리가 5%에 근접하자 하락 폭을 확대한 때문이다.
증권가는 전략적 돌파구 마련에 나선 리츠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알파리츠는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0.66% 오른 6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5% 하락하며 6000원 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신한알파리츠는 지난 23일에도 장중 2% 넘게 내렸다가 보합세로 마감한 바 있다. 올해 4월 중순 5200원대에 저점을 찍고, 5월 말에는 6300원 선으로 올라섰지만 이후로는 힘을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지스밸류리치는 이스라엘-하마스전쟁이 발발한 직후(13일) 장중 4050원으로 올해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9월 중순 5690원이던 주가가 5260원까지 밀리며 한 달 만에 8% 넘게 떨어졌다. SK리츠 역시 3795원으로 연초(5500원) 대비 30% 넘게 빠졌다.
글로벌 리츠지수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10월 셋째주(16~20일) 글로벌 리츠지수의 총수익률은 -3.42%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분을 상장리츠들이 주가에 반영했다는 이유를 들어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도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리츠 중에선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었던 스토리지와 금리 민감도가 높은 산업용, 모기지, 셀타워, 데이터센터 리츠의 낙폭이 두드러졌다"며 "3·4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조립식주택 리츠와 금리보다 경기에 대한 실적 민감도가 높은 리테일, 호텔 리츠는 아웃퍼폼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리츠들은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하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경우 안전자산은 코어자산이라는 판단 하에 오피스 투자를 시행하고, 마제스타시티를 담은 '코크렙66호' 펀드의 우선주 2400억원 중 230억원(9.5%)을 투자했다. 양적 성장을 위한 상장리츠 간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상장 후 처음으로 외부자산(나인트리 동대문)을 편입했다. 가치가 충분히 상승한 뒤 매각하는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이천1물류센터의 매각을 완료해 연말 3800억원의 대출 리파이낸싱에도 내년 배당이 늘어나도록 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산가치 하락 가능성이 잔존하고, 리파이낸싱 대비가 되지 않은 리츠도 있지만 다수의 리츠는 고유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내년 상장리츠 투자전략은 낙폭과대로 싼 리츠가 아닌, 역량을 검증받고 주주 신뢰가 축적돼 격차를 벌릴 수 있는 리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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