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JPM)의 3·4분기 매출은 406억8600만달러로 전년동기 보다 21.48% 성장했다. 순이익(132억달러)은 35.1% 늘었다. 모두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수치다. 주당순이익(EPS)은 38.78% 늘어난 4.33달러로 시장 전망치(3.96달러)를 9.42% 웃돌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났다. 이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된 데다 신용카드 리볼빙이 증가한 덕분으로, 예금 감소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웰스파고도 3·4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63.5% 늘어난 57억달러를 기록, 컨센서스를 넘어섰다. 정 연구원은 "순이자이익(131억달러), 비이자이익(78억달러) 모두 비교적 양호했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의 기저 효과로 비이자비용도 감소하고, 세제 효과도 누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든 은행이 고금리의 단맛을 본 것은 아니다. 모건스탠리는 3·4분기 순이익이 24억8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9% 줄었다. 금리 상승기에 은행의 이익이 증가하는 일반적인 흐름과는 반대다.
기업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IB)부문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진단이다. 3·4분기 IB부문 매출은 9억3800만달러로 27%가 줄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IB부문 매출이 10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라며 "은행업이 취약한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중소형 은행들도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며 실적 쇼크를 경험했다. 키코프는 1년 전보다 이익이 44% 쪼그라들었고, 시티즌스 파이낸셜과 트러이스트 파이낸셜도 각각 32%, 28% 축소됐다. 중소형 은행들은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으며 예금금리를 빠르게 올렸고, 이로 인해 실적이 감소하는 상황을 맞았다는 지적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주요 지역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해 3·4분기 0% 수준에서 올해 3분기 2% 이상으로 높아졌다.
일부 은행은 필요한 자금을 제3자 중개나 연방준비제도(Fed) 등을 통해 조달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이로 인해 US뱅크, PNC, 트러이스트, 키코프 등의 경우 이자지급 비용이 전년동기 대비 약 300% 불어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의 양극화가 더 진행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3월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여진이 아직 이어지고 있고, 제2의 SVB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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