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진 법무법인 판심 변호사
교사 유족 대리 맡아 순직처리 도와... 고인 떠난 사건은 정보 부족해 불리
경찰 수사정보 비공개 대응 아쉬워
암흑 헤매는 가족 알권리 지켜져야... 순직 인정받아 유족 믿음 답할 것
교사 유족 대리 맡아 순직처리 도와... 고인 떠난 사건은 정보 부족해 불리
경찰 수사정보 비공개 대응 아쉬워
암흑 헤매는 가족 알권리 지켜져야... 순직 인정받아 유족 믿음 답할 것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지난 7월 사망한 초임교사 유족의 대리를 맡은 문유진 변호사(법무법인 판심·사진)는 "유족의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경찰 대응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 변호사는 경찰 수사 자체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연관된 인물들 가운데 일부만 진실을 아는 사망사건은 여타의 사건과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변호사는 "진실을 아는 두 사람 중 한 명이 사망한 경우 사건 전모를 밝히는 과정에서 고인을 대신하는 유족이 불리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일반 사건과 동일하게 수사 정보를 비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일반 사건의 경우 관련자가 수사 정보를 알면 수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성범죄가 대표적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공간에 있었지만 가해자는 피해자 입장에 따라 진술을 달리하는 등 거짓 대응을 할 수 있어 경찰은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이초 사건처럼 당사자가 없다면 판단이 달라져야 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자식을 잃은 부모는 어떤 경위로 사고가 일어났는지 진실에 가까운 얘기를 듣고 싶은 것"이라며 "사고 경위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범죄 가능성을 찾고 싶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변호사는 "수사 내용을 공유해야 유족들이 남은 인생을 평생 끌려다니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사 결과의 정당성도 중요하지만 유족의 알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사가 1학년 담임을 1지망 지원했다는 교육부 발표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문 변호사는 "교사들은 1학년 기피현상을 알아서 분노한 것"이라며 "선생님의 진정한 의사인지 여부를 본인만 알 수 있음에도 이를 왜곡하는 발표는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문 변호사는 유족을 대리해 서이초 교사에 대한 공무상 재해 절차를 밟고 있다. 순직 처리의 기준은 다른 보통의 사람이라도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지에 달려 있다. 순직이 인정되면 일정부분 진상이 규명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그는 봤다.
문 변호사는 "동료 교사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튀지 않는 사람이었다"며 "초임교사로서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말 서이초를 방문해 조사를 마친 뒤 순직 인정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판사 출신인 문 변호사는 법관으로 알지 못했던 성취감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천구 초등학교 교사 폭행사건 등을 맡고 있는 그는 "법정과 달리 변호사는 억울한 사람과 길게 얘기할 수 있다"며 "양천구 사건은 피해 교사가 원하는 결과가 이뤄졌고 서이초 유족도 대형 로펌에서 순직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답을 받았지만 저를 믿고 사건을 맡겨준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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