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석유시대 종말론 불구
에너지기업들 화석연료에 투자
셰브론, 헤스 530억달러 인수
에너지기업들 화석연료에 투자
셰브론, 헤스 530억달러 인수
■셰브론, 헤스 530억달러에 인수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외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승한 유가 덕에 대형 석유개발업체들이 투자할 곳을 찾고 있고 화석연료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지 않으면서 업체들간 합병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셰브론은 헤스를 530억달러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주식 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병은 높은 수익과 저탄소 배출이라는 목표와 맞는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5년동안 헤스는 셰브론의 산유량을 늘리고 현금 유입도 늘려줄 것"이라고 했다.
셰브론이 인수한 헤스의 자산에는 셰일석유 생산지인 미 노스다코타주의 바켄 유전과 시설, 남미 가이아나의 유전도 포함하고 있다.
산유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이아나는 해저석유 생산량이 세계 4위로 순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엑손모빌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NC) 같은 개발업체들이 탐을 내고 있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아직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앞으로 공급에 지장을 주면서 유가를 끌어올릴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BP·셸, 토탈에너지스·에니 합병 가능성도 제기
FT는 지난 11일 엑손모빌이 미국 텍사스와 뉴멕시코주 최대 석유 셰일석유 생산업체인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600억달러(약 81조원)에 인수한 것을 포함해 미국의 대형 석유개발업체들이 앞으로 수십년을 대비해 원유 매장지 확보에 나서면서 지난 1990년말과 2000년대초 이후 볼 수 없었던 대형 에너지 업체 M&A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에너지 업체들의 M&A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30년 이전에 화석연료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 잦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스는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석유 수요는 2030년 이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FT는 애널리스트들이 앞으로 예상되는 매력적인 대형 에너지 기업의 M&A로는 BP와 셸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미국 휴스턴 소재 에너지 자문업체 베리텐의 애널리스트 아르준 무르티는 엑손모빌과 셰브론의 규모가 인수합병을 통해 더 커진 것을 감안하면 BP와 셸이 손을 잡는 것은 매우 타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와 이탈리아의 에니가 앞으로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토탈은 더 이상 국영기업이 아니나 프랑스 정부와 밀접하며 에니는 이탈리아 정부가 지분을 30% 보유하고 있는 것이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무르티는 보고있다.
에네루스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디트마르는 옥시덴탈페트롤리엄과 코노코필립스, 마라톤오일 같은 업체도 합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엑손모빌과 셰브론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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