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수 난개발, 도시 지반 침하 불렀다
지난 2019년 8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수도를 현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누산타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멕시코시티 역시 지반침하 겪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멕시코시티는 고산도시로 강이 거의 없고 물이 고일 곳도 없다. 이 때문에 지하수를 땅속 대수층에서 퍼올려 물을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가 급증하면서 지하수의 개발량이 함양량을 초과해 지하수 물높이가 감소했다. 멕시코시티는 지난 100년 동안 12m 정도 가라앉았고, 지반이 완전히 침하하기까지 이제 약 30m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이상 기후 발생↑
지하수 난개발이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지구의 자전축이 바뀌었다는 연구도 최근 발표됐다.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서기원 연구팀은 지난 6월 물리학 연구레터에 '1993~2010년 지하수 고갈이 지구 해수면 상승의 원인이라는 것이 지구 극점의 이동으로 확인됐다’는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빙하 융해와 함께 지하수 남용이 자전축 이동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1993~2010년 인류가 퍼올린 지하수는 2조1500만t에 이른다. 땅 밑의 수량이 줄어들고 그 물이 바다로 흘러가게 되면 해수면 높이는 상승하게 된다. 지하수 개발이 활발한 인도와 미국 북서부에서 해수면 상승 속도가 특히 빠른 게 일례다. 연구팀은 지하수 개발로 17년 동안 해수면이 6㎜ 상승했다고 추산했다. 해수면이 높아지면 지구의 육지·해양 분포가 바뀌게 돼 자전축도 변화한다. 연구팀 측정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10년까지 지구 자전축은 동경 64도 방향으로 80㎝이동했다.
지구 자전축이 움직이면 기후도 변화하게 된다. 지역별로 받는 태양열이 변화하고 그에 따라 강우대(비가 내리는 구역) 등도 움직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인간의 과도한 자연 개발로 인한 자전축 이동이 기후변화를 더욱 가속할 수 있는 셈이다.

지하수 사용 규제 및 통제관리 강화
전문가들은 자원으로서의 지하수에는 사용에 대한 규제, 물 가격 책정, 더 효율적인 관개 시스템 및 대수층이 다시 채워지는 속도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 해결책 등을 포함해 적절한 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하수의 합리적인 개발·이용 및 보전·관리를 위해 '지하수법'에 따라 국가지하수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하수관리 기본계획 및 지하수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국의 지하수 시설 수는 약 57만개이며, 이 중 생활용이 63%, 공업용이 24%, 농업용이 13%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는 도서·내륙의 물 공급 취약지역에 지하수저류댐을 설치해 버려지는 지하수 활용 및 인공함양 유도 중이다. 지하수 사용과 관련한 규제도 존재한다. 대용량 사용을 위한 허가 시 지하수영향조사를 통해 취수량 등 산정토록 의무화했으며, 미등록 관정(약 50만공)이 방치공으로 전락할 우려 방지하고 지하수 수질 및 수량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전수조사 및 △사용시설 등록전환, △미사용시설 원상복구(폐공)을 실시하고 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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