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지구 위 블랙박스' '녹색 아버지회' 등 환경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가에서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KBS 2TV '지구 위 블랙박스'(연출 구민정)는 기후변화로 파괴 되어가는 국내외 6개 지역을 배경으로,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통해 지구 마지막 모습을 기록했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가 결합된 예능 프로그램인 '지구 위 블랙박스'는 드라마 속에서 콘서트가 펼쳐지는 액자식 구성이며 지난 9일 처음 방송돼 24일 4부작을 모두 마쳤다.
SBS 예능 프로그램 '옆집 남편들-녹색 아버지회'(연출 김진호, 최장원 이하 '녹색 아버지회')는 차인표, 정상훈, 류수영, 제이쓴 네 명의 아버지가 내 아이가 살아갈 지구를 위해 국내 환경 이슈를 직접 찾아가 발로 뛰는 친환경 버라이어티로 지난 25일 처음 공개됐다.
2부작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비공개 다큐-지구별 별책부록'(연출 조나은, 김슬기라, 김희은 이하 '지구별 별책부록')은 코미디언 유세윤을 내세워 몽골과 한강 등의 생물 위기를 다뤘다. 지난 13일 1회, 27일 2회를 각각 방송했다.
과거에도 방송가에서는 꾸준히 환경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배우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이 출연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오늘부터 무해하게'(연출 구민정), 코미디언 김병만, 배우 배정남, 가수 박군의 정글 탐사기 '공생의 법칙' 시리즈(연출 김진호 최장원), tvN 스토리 '지구 청소자들'(연출 정민식) 외에도 MBC 다큐멘터리 '숲 이야기' 채널A 프라임 다큐 '지구는 엄마다' 등 많은 환경 다큐멘터리로 의제 설정에 힘썼다.
방송가에서는 계속해서 환경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는 녹록치 않다. 25억원 가량의 제작비가 들어간 '지구 위 블랙박스'는 1회 시청률 1.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해 0~1%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녹색 아버지회'는 첫 회에서 1.2%의 시청률을 보였다. 그나마 김병만 등이 출연했던 '공생의 법칙' 시리즈가 3~4%대 시청률로 선방했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인기 프로그램에는 떨어지지만 환경 예능이 계속해서 제작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
일단 방송을 통해 현재 지구의 환경 위기를 시청자들에 제대로 알려한 한다는 제작진들의 소명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렵지 않게 환경 문제를 전달하기 위해 예능 형식의 제작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환경 이슈는 화끈한 화제성은 못 불러와도 미디어 종사자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다뤄야 할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슈"라며 "중요성에 비해 관심을 덜 받는 게 대표적으로 환경인데,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는 사람으로서 이 간극을 어떻게 메꿀 지에 대한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구 위 블랙박스' 구민정 PD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노래와 연기로 무너지고 있는 지구를 표현하면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유명인들의 영향력을 빌려서 이슈에 대한 관심이 좀더 환기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녹색 아버지회' 김진호 PD는 "환경 다큐멘터리는 많이 있지만 영향력 있는 셀럽이 출연하면 (시청자들이) 문제에 대해 더 감정이입해서 볼 수 있다"라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예능이다, 환경 예능이라고 해서 고발이나 질책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네 명이 즐겁고 유쾌하게 고생하면서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다루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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