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가 먼저였던 '이태원'
지난 28일 이태원역 1번출구 인근 골목길에 조성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핼러윈 소품으로 장식한 가게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예년이면 사람들로 붐볐던 해밀톤호텔 뒤편 라운지바는 텅텅 비어 있었다.
식당 직원 이모씨(30)는 "놀러 온 사람보다 경찰과 구청 직원이 더 많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태원에 가지 말자는 얘기도 있었다고 들었다"고 토로했다.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참사 관련 기념품과 핼러윈 분장의 하나인 타투 스티커를 추모 시민들에게 붙여줬다. 대학생 이모씨는 "참사에 대해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무작정 이태원을 피해서 상권이 죽는 것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추모는 참사 1년이 되는 29일에도 이어졌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등은 이날 오후 2시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4대 종교 기도회를 시작으로 추모식 사전 행사가 진행됐다.
풍선처럼 부푼 '홍대'
홍대는 이태원과 대조를 보였다. 지난 28일 금요일 저녁, '클럽거리'로 불리는 홍대 인근 삼거리는 클럽 음악 소리로 가득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핼러윈 데이 기간 평소보다 매출이 1.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주에도 꽤 매출이 늘어서 평소보다 재료 등을 더 준비해 매출을 최대한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지자체 공무원들의 긴장감은 높아졌다. 안전에 대비해 다음달 1일 새벽 3시까지 마포구청 600명, 경찰 1750명, 소방 300명, 민간 200명 등 총 2850명, 하루 약 570명이 안전 점검에 투입된다.
클럽거리의 헌팅포차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지난해 참사도 있었기 때문에 올해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경찰이 많이 와서 관리하고 있지 않냐"며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한다고 하니 다행이다"고 지적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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