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리스크는 여전하고, 호재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팔기엔 아깝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바닥 다지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2250~2370으로 예상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0월 20~27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3.04% 내린 2302.81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2.70% 하락하며 748.49까지 밀렸다.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618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209억원, 3763억원을 순매수했다.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2차전지주의 급락 등에 짓눌리면서 한때 2300선마저 붕괴되기도 했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 국채 금리 고공 행진에 대한 스트레스 속에서 기업실적과 전망치 변화에 변동성이 큰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번주 코스피지수도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특별한 재료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오는 11월 1일 발표되는 10월 수출지표로 증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지난 1년 내내 이어진 수출 감소세가 이달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여전히 수출액이 많지는 않지만 반등세가 확인된다면 경기 사이클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출 부진은 올해 3·4분기 ‘실적 쇼크’의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면서 “주가의 버팀목이 됐던 이익 추정치도 최근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 수출지표가 긍정적이라면 증시가 버틸 힘을 어느 정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11월 1일에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도 주목해야 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행 5.25~5.50%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97%다. 올해 7월 이후 4개월 연속 금리 동결이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힌트’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고점도 5% 수준이 유지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더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증시를 둘러싼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긍정적 신호를 지나치게 외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악재가 과도하게 반영돼 저평가 국면에 접어든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급락하는 증시에 ‘패닉 셀링(공황 매도)’하기보다는 관망할 것을 추천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증시의 반등을 장담하기는 어렵고, 상승에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현 시점에서 팔기엔 아까운 상황”이라고 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연말~내년 초 사이 반등 사이클을 예상한다. 지금은 추격 매도보다 트레이딩(매매) 기회를 찾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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