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934년 설립 방직회사에 어떤 매력이 'UAE 국부펀드' 주주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30 14:00

수정 2023.10.30 14:00

[파이낸셜뉴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가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가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아랍에미리트 최대 국부펀드 아부다비 투자청이 DI동일 주주로 이름을 올려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중동 국가들이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첨단 산업 투자에 적극나서고 있어 양극재 생산에 필수원료인 알루미늄박 생산 확대를 추진중인 DI동일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30일 투자은행(IB)와 DI동일 등에 따르면 아부다비 투자청(Abu Dhabi Investment Authority)은 DI동일 주식을 9월 기준으로 상당량의 주식을 보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기간이 알려지지 않아 정확한 투자규모를 파악할 순 없지만 DI동일의 사업진행 방향과 속도에 따라 향후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질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와 UAE 국가간 투자가 활달하게 이뤄지고 있고 사모펀드 형식이 아닌 직접투자 형태라는 점이 특이점이다.


그간 아부다비 투자청은 국내 상장사 투자를 최대주주로 있는 사모펀드 형식으로 취해 왔다.

1976년에 설립된 아부다비 투자청은 운용자금 기준, 세계 3위이자 UAE 최대의 국부펀드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주식과 채권, 부동산 및 인프라 등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ADIA는 UAE 국부펀드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며, 재무적 투자자로서 장기적 금융수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IA가 국내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 한국투자공사와 공동투자 MOU를 체결했으며 2013년 국내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에 각 5억 달러의 자금을 위탁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에 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확약했다.

ADIA가 주주로 이름을 올린 DI동일은 1934년 설립된 동양방적을 모태로 1955년 동양방직으로 설립됐으며, 1964년 한국증권거래소에 16번째로 상장한 섬유방직 기업이다. 재봉실, 면직물 등 섬유제품 제조업으로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해온 이 회사는 기존 섬유 사업 외에도 패션, 알루미늄, 환경, 가구, 화장품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지속하고 있다.

DI동일은 최근 EV배터리용 알루미늄박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현재 DI동일은 2차전지용 알루미늄박사업 국내1위 업체로 2026년까지 증설계획을 보면 경쟁업체와의 간격을 더 벌일수 있을듯 한 상황이다.

또한 알루미늄박의 재료인 알루미늄 팰릿 제조까지 그사업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크다. 그 핵심동력이 바로 DI동일이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부동산자산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DI동일을 진흙속의 숨겨진 진주로 판단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DI동일의 반기보고서 재무제표상 표기돼 있는 투자부동산은 연결기준 2778억원이다. '자산항목:토지'의 장부가액은 합산 3755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이는 2013년 토지 재평가 기준으로, 10여년이 지난 현재 가치를 보수적으로 봐도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DI동일은 최근 유휴부지를 매각하여 성장동력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 매각차액이 상당하다.

인천만석동 부지 및 서울시 구로동 유휴부지의 향후 개발 등에 따른 매각 가능성 및 개발이익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DI동일에는 ADIA 외에도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다량의 주식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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